2025년 가을, 넷플릭스는 2023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길복순’의 스핀오프 작품 영화 ‘사마귀’를 공개하며 다시 한번 킬러 세계관의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공개 직후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3위에 진입하며 화제성을 입증한 이 작품은, 전작의 흥행 공식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세대 킬러들의 이야기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임시완, 박규영, 조우진이라는 탄탄한 캐스팅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로 무장한 ‘사마귀’는 과연 ‘길복순’의 명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스릴러를 넘어 킬러 업계의 세대교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룹니다. 전작에서 길복순과 차민규가 보여준 압도적인 카리스마 대신, 이번에는 젊고 불완전한 킬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1인자 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휴가에서 돌아온 천재 킬러 한울, 그를 질투하고 동경하는 재이, 그리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독고까지, 세 명의 킬러가 만들어내는 삼각 구도는 복잡한 감정선과 함께 폭발적인 액션으로 이어집니다.
‘사마귀’는 화려한 액션 장면과 세련된 미술,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서사의 깊이와 캐릭터 설득력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전작 ‘길복순’이 모성애와 킬러라는 두 정체성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면, ‘사마귀’는 킬러들의 감정선에만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장르적 긴장감을 놓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야심찬 시도이며, 특히 박규영의 파격 변신과 임시완의 절제된 연기는 충분히 주목할 만합니다.

기본 정보
- 제목: 사마귀 (Mantis)
- 감독: 이태성
- 주연: 임시완, 박규영, 조우진
- 장르: 액션, 느와르, 범죄
- 공개일: 2025년 9월 26일
- 러닝타임: 111분
- 상영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스트리밍: 넷플릭스
주요 등장인물
이한울/사마귀 (임시완): 청부살인회사 MK Ent. 소속 A급 킬러로, 양손에 낫을 들고 싸우는 독특한 전투 스타일 때문에 ‘사마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킬러로, 차민규급의 실력을 지닌 인물이며 작중 세계관 최강자 중 한 명입니다. 휴가를 떠나기 전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고 차민규에게 신재이의 면접을 부탁했으나, 휴가에서 돌아왔을 때는 차민규가 사망하고 MK가 혼란에 빠진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냉철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재이를 향한 짝사랑 감정을 품고 있으며, 친구를 지키기 위해 MK에서 퇴사하고 자신의 회사를 차립니다. 독고조차 압도하는 실력의 소유자이지만 감정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입니다.
신재이 (박규영): 한울과 함께 훈련받은 킬러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천재적 재능을 지닌 한울에게 늘 뒤처진다는 열등감에 시달립니다. 장검을 주 무기로 사용하며 노력형 천재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한울을 향한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는데, 애정과 질투, 존경과 경쟁심이 뒤섞여 있습니다. 영원한 2인자라는 자격지심과 1인자가 될 수 없다는 좌절감 속에서 강한 척하며 감정을 숨기지만, 내면적으로는 한울을 깊이 동경하고 있습니다. 한울의 제안으로 동업을 시작하지만 내부 갈등과 배신으로 점차 고립되며, 결국 한울을 떠나 독립하는 선택을 합니다. 작중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독고 (조우진): MK Ent.의 개국 공신이자 사마귀의 스승으로, 차민규보다 나이가 적음에도 흰 머리 때문에 ‘독고 할배’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톤파를 비롯한 쌍수 무기를 사용하며, 사마귀에게 쌍수 무기술을 가르쳐준 인물입니다. 차민규에게 깊은 열등감과 원망, 동시에 흠모의 감정을 품고 있었으며, 과거 차민규에게 피 묻은 칼을 보내 승부를 걸었으나 패배했고 죽임을 당하지 않고 은퇴 조치를 받았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오래되었지만 차민규의 사망 이후 MK로 복귀해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차민규의 유산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차민규에 비하면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일을 처리하려 하지만, 결국 결말은 차민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종 대결에서 한울과 재이에게 패배하며 목숨을 잃습니다.
길복순 (전도연, 특별출연): 전작 ‘길복순’의 주인공으로, MK의 최고 킬러였으나 회사의 규율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다 차민규를 직접 찾아가 처단한 인물입니다. ‘사마귀’에서는 특별 출연으로 등장해 세계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냅니다.
차민규 (설경구, 특별출연): ‘길복순’에서 MK Ent.를 이끌며 킬러 업계의 절대 규칙을 정립한 인물로, ‘사마귀’에서는 특별 출연으로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합니다. 그의 사망이 ‘사마귀’의 모든 사건을 촉발하는 계기가 됩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A급 킬러 이한울, 일명 ‘사마귀’는 자신이 속했던 청부살인회사 MK Ent.가 완전히 무너진 것을 목격합니다. 휴가를 떠나기 전, 한울은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MK의 대표 차민규를 만나 훈련 동기였던 신재이의 면접을 부탁했습니다. 차민규는 휴가를 다녀온 후 이야기하자며 한울을 보냈지만, 한울이 휴가에서 돌아왔을 때 차민규는 이미 최고 킬러 길복순에게 살해당한 후였고, MK는 구심점을 잃고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차민규가 정립했던 킬러 업계의 세 가지 절대 규칙 – 회사에서 허가한 작품만 수행할 것, 미성년자는 절대 죽이지 말 것, 허가된 작품은 반드시 완수할 것 – 은 그의 사망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업계는 무법천지가 되었고, 각 조직의 킬러들은 새로운 1인자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울은 과거 자신의 스승이었던 독고가 은퇴에서 복귀해 MK의 대표 자리를 차지한 것을 알게 됩니다. 독고는 차민규에 대한 깊은 열등감을 품고 있던 인물로, 과거 차민규에게 도전했다가 패배하고 은퇴 조치를 받았던 과거가 있습니다. 독고는 차민규의 유산인 MK를 지키고 규칙을 다시 활성화하려 하면서, 동시에 천재 킬러 한울을 다시 영입하려 합니다.
한편 한울은 훈련생 시절부터 함께했던 동기이자 라이벌인 신재이와 재회합니다. 재이는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늘 한울의 그림자에 가려져 왔으며, 천재적 재능을 지닌 한울에 대한 질투와 동경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재이는 작은 회사에서 일하며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고, 한울은 재이를 돕기 위해 MK에서 퇴사하고 ‘사마귀 컴퍼니’라는 자신의 회사를 차립니다.
한울은 재이에게 동업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함께 새로운 킬러 조직을 만들어갑니다. 그러나 재이는 한울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한울이 차민규급의 천부적 재능을 가진 킬러임을 깨닫게 됩니다. 재이는 노력으로는 절대 한울을 넘어설 수 없다는 좌절감에 빠지며, 한울을 향한 감정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한울은 재이를 친구로서 좋아할 뿐 아니라 짝사랑하는 감정도 품고 있지만, 재이는 강한 척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업계의 혼란 속에서 독고는 MK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움직이며, 한울과 재이의 조직과 충돌하게 됩니다. 재이는 내부 갈등과 배신, 그리고 자신의 한계에 대한 인식으로 점차 고립되어 가고, 결국 한울을 떠나 홀로 독립하는 선택을 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는 MK 본부에서 재이, 한울, 독고가 최종 대결을 펼칩니다. 치열한 삼파전 끝에 독고는 패배해 목숨을 잃고, 한울의 조직은 재이 휘하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권력 질서가 정립됩니다. 작품은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재이가 마침내 한울의 능력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낸 순간이 마지막 대결의 핵심 감정선으로 작용합니다.
전작 ‘길복순’과 ‘사마귀’를 연결하는 핵심 인물로 전도연과 설경구가 특별 출연했으며, 양동근은 1인 2역으로 오프닝 액션 장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배강희, 황성빈, 유수빈 등 신예 배우들은 MZ 세대 킬러 캐릭터로 등장해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고, 최현욱은 갈등을 유발하는 벤자민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감상 포인트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천재와 노력의 대비
‘사마귀’의 가장 핵심적인 감상 포인트는 한울과 재이의 관계성입니다. 이태성 감독은 두 캐릭터의 관계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구도에서 착안했다고 밝혔는데, 선천적 천재와 노력형 천재의 대비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적 중심축입니다. 한울은 타고난 재능으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인물인 반면, 재이는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쌓았지만 결코 한울을 넘어설 수 없다는 좌절을 경험합니다.

이 구도는 단순한 경쟁 관계를 넘어 질투, 동경, 애정, 원망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선을 만들어냅니다. 재이가 한울에게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이기고 싶다는 경쟁심이 아니라,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존재를 향한 절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존심 사이의 갈등입니다. 박규영은 이런 복잡한 내면을 액션으로 표현했는데, 감정이 묻어나는 그의 액션 연출은 영화의 백미입니다. 재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는 한울을 향한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으며, 이는 무술감독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한울 역시 완벽해 보이지만 감정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차민규와 닮은 면이 많은데, 겉으로는 냉철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입니다. 차민규가 길복순에게, 한울이 재이에게 약점을 드러내는 방식은 동일하며, 이는 ‘길복순’ 세계관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개성 있는 무기 설정
‘사마귀’는 ‘길복순’의 액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작품입니다. 각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무기가 부여되었는데, 한울의 양손 낫, 재이의 장검, 독고의 톤파는 각자의 성격과 전투 스타일을 상징합니다. 한울의 낫은 날렵하고 정교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며,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있는 모습과 시각적으로 연결됩니다. 재이의 장검은 힘과 노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려는 그의 성격을 반영하고, 독고의 쌍수 톤파는 스승으로서의 노련함과 경험을 보여줍니다.

액션 장면은 감정의 연장선에서 설계되었습니다. 이태성 감독은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동력을 감정만으로 가능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는데, 복수나 거대한 사건 대신 사소한 감정선만으로 액션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연인들이 큰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일로 싸우듯, 킬러들도 감정의 충돌로 대결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장르적으로 독특한 시도이지만, 동시에 영화의 긴장감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스님 캐릭터는 무술감독이 직접 연기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나이가 있지만 액션도 소화해야 하는 어려운 캐스팅이었는데, 무술감독이 직접 머리를 밀고 열정을 보여 완성된 캐릭터입니다.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일곱 테이크까지 이어졌으며, 현장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길복순 세계관의 확장과 한계
‘사마귀’는 넷플릭스 한국 영화 최초의 스핀오프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길복순’에서 차민규의 대사 속 “사마귀도 돌아오면 세대교체 해야지”라는 언급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차민규와 길복순 이후의 세대를 다룹니다. 전작이 중년 킬러의 갈등과 모성애를 그렸다면, ‘사마귀’는 젊은 킬러들의 치기 어린 젊음과 감정적 충돌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이 확장은 동시에 한계를 드러냅니다. ‘길복순’의 세계관이 생각보다 방대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이태성 감독은 다다음 세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인물의 나이나 설정만 달라졌을 뿐 서사의 뼈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한울과 재이의 감정선에 머물기보다 킬러 세계관의 확장에 집중했더라면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길복순’ 스러운 미장센을 답습하지 않고 ‘사마귀’만의 채도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각 부서가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조명, 미술, 촬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했고, 그 결과 전작과는 다른 시각적 톤을 완성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과 캐릭터 몰입
임시완은 천재 킬러 한울을 연기하며 선수급의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태성 감독은 임시완을 “선수가 될 때까지 연습하는 노력파”라고 평가했는데, 액션 스쿨에서의 훈련과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완벽한 동작을 완성했습니다. 한울은 겉으로는 냉철하지만 내면에는 재이를 향한 짝사랑 감정을 품은 인물로, 임시완은 절제된 연기로 이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박규영은 ‘사마귀’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체지방을 7.9kg까지 줄이며 킬러의 몸을 만들었고, 장검을 다루는 액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재이는 영원한 2인자의 자격지심과 열등감, 한울을 향한 애정과 질투가 뒤섞인 인물로, 박규영은 이 복잡한 내면을 액션과 표정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자신의 첫 영화 주연 데뷔작으로 여기며 특별한 애정을 보였고, 실제로도 가장 전투력이 세고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우진은 독고 역을 통해 노련한 킬러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차민규에 대한 열등감과 흠모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지닌 인물로, 은퇴 후 복귀해 MK를 지키려는 독고의 모습은 비장함과 고독함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비교 및 맥락
‘사마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작 ‘길복순‘과의 비교가 필수적입니다. ‘길복순’은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전도연과 설경구가 열연했습니다. 이 작품은 킬러이자 싱글맘인 길복순이 회사의 규율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렸으며, 모성애라는 정서적 중심축과 화려한 액션이 결합된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사마귀’는 ‘길복순’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서사의 중심이 다릅니다. ‘길복순’이 중년 여성 킬러의 정체성 갈등에 집중했다면, ‘사마귀’는 젊은 세대 킬러들의 감정적 충돌과 권력 다툼을 다룹니다. ‘길복순’에서 킬러들은 회사 소속의 계약직 노동자로 등급을 부여받고 성과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는 시스템 안에 있었습니다. MK를 이끄는 차민규는 세 가지 절대 규칙을 정했고, 길복순은 이 시스템을 거부하며 차민규를 직접 처단했습니다.
‘사마귀’는 바로 그 사건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차민규의 사망으로 킬러 업계의 모든 룰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대가 권력을 잡기 위해 경쟁하는 무법천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사마귀’는 ‘길복순’의 직접적인 후속작이며, 전작에서 만들어진 세계관을 계승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두 작품의 완성도를 비교하면 명확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길복순’은 모성애와 킬러라는 두 정체성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감정적 깊이를 확보했지만, ‘사마귀’는 캐릭터 간의 감정선에만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장르적 긴장감을 놓쳤습니다. 전작의 길복순은 딸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과 맞서 싸우는 명확한 동기가 있었지만, ‘사마귀’의 한울과 재이는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감정적 갈등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서사의 추진력이 약합니다.
변성현 감독의 영화적 특징도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변성현 감독은 ‘범죄도시‘, ‘길복순’ 등에서 관계성에 집중하는 연출 스타일을 보여왔는데, ‘사마귀’에서도 그의 각본 참여로 인해 두 주인공 간의 양가적 감정이 쫄깃하게 그려집니다. ‘범죄도시’의 재호와 현수, ‘길복순’의 길복순과 차민규처럼, ‘사마귀’의 한울과 재이도 적대적이면서도 서로에게 끌리는 복잡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한국 액션 영화의 흐름 속에서 ‘사마귀’는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세련된 미술로 차별화를 시도한 작품입니다. ‘암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이 보여준 미학적 완성도와 ‘범죄도시’ 시리즈의 대중적 호소력 사이에서, ‘사마귀’는 킬러 세계관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활용해 새로운 장르적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액션의 화려함에 비해 서사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장르적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도 흥미롭습니다. ‘사마귀’는 공개 2주차에 138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2위에 올랐고, 57개 국가의 톱10 리스트에 진입했습니다. 일본, 인도네시아, 브라질,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를 얻으며 K-액션의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영어권 리뷰에서는 액션과 연기는 훌륭하지만 스토리가 예측 가능하고 감정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고, 이는 국내 평가와 유사한 맥락입니다.
총평
‘사마귀’는 야심찬 기획과 화려한 비주얼, 배우들의 열연으로 무장한 액션 영화입니다. ‘길복순’ 세계관을 잇는 첫 스핀오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시도입니다. 특히 박규영의 파격 변신과 임시완의 절제된 연기, 조우진의 노련한 존재감은 영화의 큰 자산입니다.
액션 연출 면에서는 ‘길복순’을 능가하는 스타일리시함을 보여줍니다. 각 캐릭터의 개성 있는 무기 설정과 감정이 담긴 액션 안무는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며, 무술감독과 배우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미술과 조명, 촬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영상미도 돋보입니다.
그러나 서사의 깊이와 장르적 긴장감 면에서는 명확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캐릭터 간의 감정선에만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구체적인 사건이나 명확한 목표가 부족해졌고, 이는 영화의 추진력을 약화시켰습니다. ‘길복순’이 모성애와 킬러라는 두 정체성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면, ‘사마귀’는 한울과 재이의 관계성에만 머물면서 세계관의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왓챠피디아 5점 만점에 2점, 네이버 영화 평점 10점 만점에 3점대라는 처참한 평가는 대중의 기대와 실제 완성도 사이의 간극을 보여줍니다. 화제성과 시청 수 면에서는 성공했지만, 작품성 면에서는 ‘길복순’의 명성을 이어가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마귀’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야심차고, 감정적 깊이는 부족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풍성하며, 서사는 약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강렬합니다. 액션 영화를 좋아하고 ‘길복순’ 세계관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별점: ⭐⭐⭐ (5점 만점 중 3점)
추천 관객
- ‘길복순’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로 세계관 확장에 관심이 있는 분
-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분
- 임시완, 박규영, 조우진의 팬
- 킬러 장르와 느와르 영화를 선호하는 분
- 복잡한 인간 관계와 감정선에 집중한 액션을 보고 싶은 분
마무리
‘사마귀’는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도전적인 시도를 감행한 작품입니다. 넷플릭스 한국 영화 최초의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미가 있으며, 킬러 세계관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활용해 새로운 장르적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비록 서사의 밀도와 장르적 긴장감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화려한 액션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박규영의 변신입니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드라마에서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왔던 그가, ‘사마귀’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압도합니다. 장검을 휘두르며 적들을 쓰러뜨리는 모습, 한울을 향한 복잡한 감정을 액션으로 표현하는 장면들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임시완 역시 ‘사마귀’를 통해 액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드라마 ‘미생’과 ‘불한당’에서 보여준 섬세한 연기력에 더해, 이번 작품에서는 킬러의 냉철함과 내면의 약함을 동시에 표현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습니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 선수급의 실력을 보여주며, 앞으로 더 많은 액션 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마귀’가 남긴 가장 큰 질문은 스핀오프의 방향성입니다. 원작의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사마귀’는 이 과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더 많은 세계관 확장 작품들이 나올 것이고, ‘사마귀’는 그 첫 번째 시도로서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입니다.
결말의 열린 구조는 속편이나 시리즈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재이가 새로운 권력자로 자리잡은 상황, 한울과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무너진 킬러 업계의 재편 과정 등은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길복순’ 세계관이 계속 확장된다면, ‘사마귀’는 그 중요한 연결고리로 기능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Q1: ‘사마귀’는 ‘길복순’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나요?
A1: 네, 독립적으로 감상 가능합니다. 다만 ‘길복순’을 먼저 본다면 차민규와 MK Ent.의 배경, 킬러 업계의 규칙 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길복순’에서 차민규가 사망하는 과정을 알고 있으면 ‘사마귀’의 시작 상황이 더 명확하게 다가오며, 전도연과 설경구의 특별 출연 장면도 더 의미있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마귀’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제공되므로, 순서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Q2: 영화의 등급이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2: ‘사마귀’는 잔혹한 폭력 장면과 유혈 묘사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킬러들 간의 전투 장면에서 칼, 낫, 톤파 등의 무기로 인한 살상 장면이 직접적으로 묘사되며, 특히 클라이맥스의 삼파전 씬에서는 강도 높은 액션과 폭력성이 나타납니다. 또한 킬러라는 직업의 특성상 살인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므로, 19세 미만 관람이 제한됩니다.
Q3: 영화 속 한울과 재이의 관계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A3: 한울과 재이는 훈련생 시절부터 함께한 동기이자 친구, 라이벌입니다. 한울은 재이를 짝사랑하지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재이는 한울의 천재적 재능에 대한 질투와 동경을 동시에 느낍니다. 박규영은 인터뷰에서 “재이의 한울에 대한 마음은 짝사랑”이라고 밝혔으며, 닫힌 결말로 받아들였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애정, 경쟁, 질투, 존경이 복잡하게 얽힌 양가적 감정으로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입니다.
Q4: 전도연과 설경구는 어떤 방식으로 출연하나요?
A4: 전도연과 설경구는 특별 출연 형식으로 등장합니다. 설경구는 차민규 역으로 과거 회상 장면과 한울의 기억 속에 나타나며, 전도연은 길복순 역으로 깜짝 등장해 세계관의 연결고리를 만듭니다. 이들의 출연은 ‘길복순’과 ‘사마귀’의 서사를 더욱 견고하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팬들에게는 반가운 서프라이즈로 작용했습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킬러 세계관의 연속성이 확보됩니다.
Q5: 영화의 결말이 열린 구조인데, 속편이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A5: 공식적으로 속편 제작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결말의 열린 구조는 충분히 후속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재이가 새로운 권력자로 자리잡은 상황, 한울과의 관계, 무너진 킬러 업계의 재편 등은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또한 최현욱이 연기한 벤자민 캐릭터는 후속편의 주요 인물로 기능할 수 있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넷플릭스의 시청 수와 글로벌 반응을 고려할 때, 속편 제작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