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람들은 쏟아지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권력의 입맛에 따라 만들어지는 ‘좋은 소식’ 뒤에 숨은 진실을 거침없이 파헤치는 영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등장했습니다. 바로 2025년 문제작 ”굿뉴스”입니다.
화려한 캐스팅과 실존 사건 모티프, 씁쓸한 블랙유머까지, ”굿뉴스”는 자극적이면서도 흡인력 강한 전개로 136분 내내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평범한 실화 재현 영화와 다른 점은, 이 영화가 정부의 ‘사실 조작’ 시스템과 대중의 ‘망각’까지 블랙코미디로 품는다는 데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보는 뉴스는 과연 누구의 입맛에 맞춰진 것입니까? ”굿뉴스”는 이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실화의 충격, 블랙코미디의 풍자, 그리고 인간 심리의 딜레마까지 모두 아우르는, 2025년 Netflix 최고 문제작의 모든 것을 지금 리뷰로 파헤쳐봅니다.

기본 정보
- 제목: 굿뉴스 (Good News)
- 감독: 변성현
- 주연: 설경구, 홍경, 류승범, 전도연, 나가오카 마사토, 타카하시 미노리 외
- 장르: 블랙코미디, 범죄, 드라마
- 개봉일: 2025년 10월 17일
- 러닝타임: 136분
- 상영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스트리밍: 넷플릭스
주요 등장인물
아무개(설경구): 본명조차 없는 중앙정보부 소속 비밀 해결사. 정부의 가장 음지에서 더러운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물로, 이번 납치 사건에선 김포공항을 평양으로 ‘위장’하는 작전의 실질적 책임자입니다. 무표정과 냉철함 속에 때로 인간적인 결단을 보이며 극의 균형축 역할을 합니다.
박상현(류승범): 정부 수뇌부, 본 사건을 자신의 정치적 이득과 국가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냉혈 관료입니다. 실적과 면피가 모든 판단기준인 현실 정치인의 표본이자, 위기 상황을 기회로 바꾸는 데 탁월한 ‘기획자’. 비하인드에선 위선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서고명 중위(홍경): 공군 출신 젊은 군인. 선의를 가지고 임무에 투입되어 납치사건의 실제 해결을 주도하지만, 마지막엔 조국의 관심에서 지워진 ‘무명 영웅’으로 남습니다. 진실과 기록 사이의 이면을 대표하는 상징적 캐릭터입니다.
영부인(전도연, 특별출연): 대통령을 대신해 공식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는 영부인 역할. 국가적 ‘이미지’ 관리와 이벤트를 위한 감초 신이지만, 타인의 희생을 공식 위로의 언어로 봉합하는 국가 시스템의 일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적군파 납치범(다수의 일본 배우 출연): 실제 요도호 사건에서 차용된 9명의 일본 적군파. 단순 악당이 아니라 각자의 이념과 비극, 허술함까지 드러나 현실감을 더합니다. 이들의 엇갈린 신념은 작품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과 아이러니를 더합니다.
이시다 신이치(특별출연): 일본 정부의 차관. 인질 전원을 위해 자신을 납치범들과 맞바꾸겠다는 결정을 해 일본 내선 ‘영웅’으로 대접받는 인물입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1970년, 도쿄발 일본항공 351편(요도호)이 이륙하자마자 적군파 9명에게 납치당합니다. 목적은 단 하나, 평양행. 당시 냉전의 한가운데이던 동북아, 일본 정부는 우왕좌왕하며 해결책을 찾지 못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한국의 중앙정보부. 박상현 부장은 이 사건을 이용해 일본에 빚을 지우고, 국제사회에 한국의 이름을 각인시키려 합니다. 미국·북한의 언론전, 소련 개입설 등 각종 음모와 정치 계산이 물밑에서 이뤄집니다.
현장 책임자로 투입된 아무개는 미친 시간 안에 김포공항을 평양 순안국제공항으로 탈바꿈시켜야합니다. “가짜가 진짜를 이긴다”…국가적 사기극이 시작된 것입니다. 실제로 관제탑·공항내부를 과거 평양 스타일로 변장, 북한군 복장을 한 인원들을 급파하는 등 대담한 속임수가 펼쳐집니다. 한국 요원들이 ‘평양 관리’ 역할을 맡으며 긴장감이 극에 달합니다.
비행기는 평양 대신 위장된 김포공항에 착륙합니다. 납치범들은 처음에는 속지만, 낯선 분위기, 라디오에서 들리는 미군 방송 등으로 의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가족들을 먼저 풀어주자는 기장의 설득, 심장병 인질의 위기 등 생생한 인간적 드라마도 함께 펼쳐집니다.
결국 클라이맥스. 일본 정부의 이시다 신이치 차관이 ‘자신과 인질 전원을 맞바꾸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에 납치범들은 차관과 함께 진짜 평양으로 향하고, 일본인 승객 전원은 석방됩니다.
이후 이시다는 북한에서 무사히 귀국, 일본 영웅으로 떠받들어집니다. 반대로 실제 사건 현장에 남아 작전을 성공시킨 한국의 서고명 중위는 아무런 공적도, 승진도 없고 단지 대통령 시계 하나만 조용히 받게 됩니다.
끝으로 공식 라디오 뉴스는 “정부의 노력으로 인질 전원이 석방됐으며, 한국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미화된 발표를 내보냅니다. 관객은 그 모든 ‘좋은 소식’이 사실은 조작된 영웅담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 제목 ‘굿뉴스’의 역설입니다.
감상 포인트
철저한 ‘진실과 거짓’의 아이러니
”굿뉴스”의 압도적인 매력은 ‘진실’과 ‘공식 기록’의 사이,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코미디를 통해 관객을 끊임없이 혼란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벌어진 위장·사기극, 그리고 국가 권력의 기록 미화까지, 어느 것도 ‘진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혼성성이 영화 곳곳에서 표출됩니다. 극 중 김포공항을 평양처럼 꾸미는 초현실적 사기극은 “가짜가 진짜를 이긴다”는 사회 풍자의 백미가 됩니다. 관객은 이 과정이 터무니없으면서도 너무 현실적이라는 불편한 공감에 빠집니다.

스타일리시한 미장센과 계산된 유머
변성현 감독 특유의 대담한 미장센, 시대 고증, 그리고 챕터식 구성은 긴장과 리듬이 오가는 서사에 스릴을 더합니다. 무거운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음에도, 좌충우돌 현장과 각계 인물들의 속내가 코믹하게 ‘폭로’됩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권력자”, “루저이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 아무개”, “소리 없이 지워지는 실무자” 등 모든 캐릭터들이 유머와 서글픔 사이를 오가며,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반전의 연속, 예측불가한 이야기 구조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납치사건 해결 과정은 물론, 인질 교환·평양행의 대전환,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의 이해득실 등 각각의 장면마다 반전이 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각 현장의 요원, 심지어는 납치범까지 개인적 좌절감과 꿈을 안고 현실과 싸웁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누가 진짜 영웅인가’와 ‘누가 진실의 생산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존 실화 극과 완전히 차별화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체제의 모순과 인간의 집단성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대사가 시사하듯, 영화는 한국, 일본, 북한, 미군 등 당대의 체제들 모두를 조롱합니다. 정부는 책임을 미루고, 혁명적 신념에 불타는 납치범들도 결국 조직 내에서 상하관계와 맹목을 드러냅니다. 절박함∙열정∙야망과는 별개로, 개인과 조직 모두 허약함과 집단적 자기기만에 빠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관점에서 ”굿뉴스”는 단순한 풍자를 넘어, ‘개인 대 집단’의 인간 본질까지 통찰합니다.

영화적 장치와 현실의 경계
현실과 허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영화적 장치도 감상 포인트입니다. 무대극처럼 축약된 공간, 갑자기 등장하는 챕터 타이틀, 심지어 ‘실패로 돌아가는 북한 연기자’ 장면 등은 영화가 ‘연출된 진실’임을 계속 상기시킵니다. “라디오 뉴스의 미화”와 “주인공의 무명엔딩”은 영화 내내 조작과 허구의 경계를 묻게 만듭니다.

비교 및 맥락
‘굿뉴스’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과 같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다룬 작품들과 맥을 같이 합니다. 권력의 무능함과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의 모습을 통렬하게 비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블랙코미디 장르로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변호인’이나 ‘택시운전사’와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변성현 감독의 이전 작품들인 ‘조선명탐정’ 시리즈와 비교하면, 이번 작품은 훨씬 더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코미디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사회 비판적인 면을 강화하여 감독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코엔 형제의 블랙코미디 작품들이나 쿠엔틴 타란티노의 풍자적 역사 재해석 영화들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권력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도 이러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결과입니다.
총평
”굿뉴스”는 서사, 연기, 연출, 사회 비판 메시지, 유머의 모든 영역에서 탁월합니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따오되, 상상력을 극대화해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끌어냅니다. 권력의 미화된 기록, 시스템에 지워지는 개인, 관능적인 영화적 연출이 절묘하게 어우러졌습니다.
단점을 꼽는다면 반복적인 풍자와 일부 ‘과장된 설정’이 더 보편적인 대중 서사에 익숙한 관객에겐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장과 파격 자체가 ”굿뉴스”의 정체성이며, 웰메이드 정치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별점: ⭐⭐⭐⭐½ (5점 만점 중 4.5점)
추천 관객
- 현대사 실화/정치 스릴러에 관심 많은 관객
- 블랙코미디와 사회 풍자 장르 취향자
- ‘진실’과 ‘기록’, 영웅과 희생의 아이러니에 흥미 있는 관객
- 설경구·류승범·홍경 등 연기파 배우 팬
- 넷플릭스 한국영화 신작 모험을 원하는 관객
마무리
‘굿뉴스’는 단순히 재미있는 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권력은 여전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언론은 때로 권력의 나팔수가 되며, 국민들은 조작된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으면서도 씁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블랙코미디의 매력이자,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웃음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들이 과연 진실인지 의심해보는 것. 그것이 ‘굿뉴스’가 관객들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변성현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설경구, 류승범, 홍경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임을 증명했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이 작품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입니다.
Q1: ”굿뉴스”는 단순 실화를 재현한 영화입니까, 아니면 각색과 감독적 해석이 섞여 있습니까?
A1: ”굿뉴스”는 1970년 일본항공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현실의 중요한 맥락(납치와 인질 교섭, 평양 입국 등)은 유지하지만, 영화적 상상력과 감독의 재기발랄한 해석이 대거 가미된 각색작입니다. 주요 ‘공항 위장 작전’이나 한국 정부의 개입, 주요 인물 설정(아무개, 서고명, 권력자의 이면)은 픽션적 장치로, 실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블랙코미디적 문법이 특징입니다.
Q2: 영화에서 ‘굿뉴스’(Good News)가 지칭하는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요?
A2: 영화에서 ‘굿뉴스’란 단순히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진실과 달리, 권력과 체제가 국민에게 ‘원하는 답’을 주입할 때 탄생하는, ‘조작된 영웅담’과 ‘미화된 뉴스’의 역설을 가리킵니다. 마지막 라디오 멘트 역시 실제 기록과 희생자가 엇갈린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Q3: 이 작품엔 어떤 ‘반전’ 혹은 영화적 장치가 있습니까?
A3: 직접적으로는 김포공항 위장의 황당함과 납치극의 연극성이지만, 인물별 관점도 충격적인 반전적 요소입니다. 주도적 해결자인 서고명은 역사에서 잊혀지고, 무책임한 권력자나 영웅으로 소비된 일본 차관만이 기록에 남는 방식. 진실과 기록, 노력과 외면, 허구와 뉴스의 경계가 영화 전반에 촘촘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Q4: 전도연이 특별출연한 영부인 신은 영화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합니까?
A4: 전도연의 영부인 출연은 단순한 카메오 이상의 상징성을 지닙니다. 대통령 대신 현장에 방문해 희생자 위로와 언론용 메시지만 남기고 사라지는 모습은, 국가 대표와 권력 행사자의 ‘공식 얼굴’과 ‘실질 무관심’의 이중성을 비판적으로 드러냅니다. 작품 내 정서적 거리감의 핵심 장치입니다.
Q5: 영화적으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무엇이며, 한계점도 있다면?
A5: 주목받는 부분은 블랙코미디 특유의 냉소와 위트, 그리고 각 인물의 세밀한 감정 묘사입니다. 정교한 미장센, 사회 풍자, 극중 등장인물의 ‘실패와 잊혀짐’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반면 풍자가 과도하게 반복될 경우, 일부 관객에겐 이질적인 거리감을 남긴다는 비평도 있습니다. 그래도 사회적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잡은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