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가장 뜨거운 화제작으로 떠오른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사극 ‘탁류’가 10월 17일 전체 9부작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과 ‘추노’의 천성일 작가라는 드림팀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로운·신예은·박서함의 파격 변신과 웰메이드 제작으로 공개 직후부터 디즈니플러스 한국 1위를 차지하며 그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일반적인 사극이 왕실이나 양반 중심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탁류’는 조선시대 경강(현재의 마포 일대)을 무대로 하층민 왈패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려냅니다. 특히 ‘추노’를 연상시키는 액션과 긴장감, ‘광해’를 떠올리게 하는 섬세한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정통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도 화제입니다. 로운은 덥수룩한 수염과 땟국물 흐르는 거지 같은 차림으로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고, 신예은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당당히 맞서는 여성 상인으로, 박서함은 2년 만에 복귀작으로 청렴한 관리를 연기하며 각자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기본 정보
- 제목: 탁류 (The Murky Stream)
- 감독: 추창민
- 주연: 로운, 신예은, 박서함, 박지환, 최귀화, 김동원, 최원영
- 장르: 시대극, 액션, 드라마
- 공개일: 2025년 9월 26일 ~ 10월 17일
- 총회차: 9부작
- 제작사: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 극본: 천성일
- 음악감독: 신현식, 정송희 (앙상블 시나위)
- 상영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
주요 등장인물
장시율(로운): 과거를 감춘 채 마포 나루터에서 짐꾼으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겉으로는 왈패 무리의 일원처럼 보이지만, 과묵한 성격 속에 강인한 체력과 뛰어난 무예 실력을 감추고 있습니다. 조모의 혼인 문제로 관직에 도전조차 할 수 없었던 비운의 과거를 지녔으며, 무덕에게 약점을 잡혀 억지로 왈패의 세계에 발을 들였지만 내면에는 정의를 지키려는 갈망이 가득합니다. 어머니와 동료 말복의 죽음 이후 왕해를 향한 복수를 결심하며 각성하게 됩니다.
최은(신예은): 조선 최고의 상단을 이끄는 장사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후계자로, 장사보다 관직에 나가고 싶어하는 오빠 대신 부친의 눈에 띄어 좌장에 새로 임명됩니다. 상재에 뛰어나며 이치에 밝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평민이자 여자라는 이유로 곳곳에서 은연중 무시당하지만 쉽게 위축되지 않으며, 경강의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합니다. 대호군과 함께한 아버지 최정엽이 이돌개의 음모로 희생되면서 복수의 길에 동참하게 됩니다.
정천(박서함): 포도청 종사관으로 청렴한 관리가 되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 장시율과 친구였으나, 시율이 관아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의 운명이 갈라지게 됩니다. 정천은 진실을 찾으려 하지만 시율은 그 죄를 홀로 짊어진 채 멀어집니다. 이후 부패한 권력의 실체를 마주하며 대호군의 비밀 조직에 합류해 낮에는 포도청 관리로, 밤에는 대호군의 그림자로 활동하며 시율과 재회하게 됩니다.
박무덕(박지환): 호랑이 같은 욕심과 여우 같은 머리, 뱀 같은 혀를 가진 인물입니다. 나루터에서 삥 뜯는 왈패 중 중간 보스인 검지 중 하나지만 싸움을 못해서 후배들에게도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자신을 대신해 싸워줄 힘 있는 수하를 찾다가 장시율을 발견하고 정천의 일로 협박해 그를 자신의 밑에 들입니다. 시율이 덕개와의 대결에서 패해 다리 힘줄이 잘릴 위기에 처하자 낫을 들고 덕개의 다리를 찍어버리며 마포나루 엄지 자리에 오릅니다.
이돌개(최귀화): 포도청 종사관으로 법과 권력을 쥔 인물입니다. 겉으로는 관리이지만 실제로는 부패한 권력의 핵심이며, 비밀 장부를 통해 경강의 불법 거래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왕해와 결탁하여 최은의 아버지를 죽이는 등 작품 내 주요 악역으로 활약합니다.
왕해(김동원): 경강을 지배하는 왈패들의 보스입니다. 시율의 어머니와 말복을 죽인 장본인으로, 시율의 주요 복수 대상이 됩니다. 막강한 힘과 권력으로 경강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돌개와 결탁해 불법 거래를 주도합니다.
대호군(최원영): 소호 옹주의 외숙부이자 조선을 바꾸기 위해 마음속에 큰 뜻을 품은 인물입니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 비밀 조직을 운영하며, 정천과 시율을 자신의 그림자로 활용해 이돌개의 비밀 장부를 찾고 검은 손의 실체를 밝히려 합니다.
덕개(최영우): 마포나루 왈패의 보스인 엄지였던 인물입니다. 과거 무덕과 함께 억울한 일을 당하던 일꾼이었으나, 무덕이 어쩌다 낫을 휘둘러 상처를 입힌 사건 이후 함께 싸워 마포나루를 접수했습니다. 시율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지만, 시율의 다리 힘줄을 자르려던 순간 무덕에게 자신의 다리를 찍혀 불구가 됩니다. 무덕에게 시율을 호랑이로 평하며 그 등에 잘 올라타라는 조언을 남기고 마포나루를 떠납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조선 시대,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은 한때 맑은 강이었으나 어느새 혼탁한 탁류로 변해 무법천지가 되었습니다. 이곳 마포 나루터에서 장시율은 과거를 숨긴 채 하루하루 짐을 나르며 근근이 살아갑니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 정천과 함께했던 과거가 있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의 운명이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시율은 왈패 조직의 검지인 박무덕의 눈에 띄게 됩니다. 싸움을 못해 후배들에게도 무시당하는 무덕은 시율의 뛰어난 무예 실력을 알아보고, 과거를 빌미로 그를 협박해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입니다. 시율은 어쩔 수 없이 왈패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지만, 단순한 폭력배가 아닌 나름의 신념을 지닌 인물입니다.
한편 조선 최고 상단의 후계자 최은은 여자라는 이유로, 평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편견과 무시를 당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합니다. 장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녀는 오빠 대신 아버지 최정엽의 눈에 띄어 좌장 자리에 새로 임명됩니다. 우연히 마포 나루터에서 시율과 만나게 된 최은은 그의 진면목을 알아보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무덕의 명령으로 시율은 마포나루의 검지인 윤가와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대결이 진행되는 중 마포나루의 엄지인 덕개가 직접 나서서 시율과 겨루게 됩니다. 덕개는 시율을 이기고, 엄지에게 도전해 패한 자는 한쪽 다리 힘줄을 자른다는 규칙에 따라 시율은 위기에 처합니다. 바로 그 순간, 무덕이 낫을 들고 덕개에게 달려들어 그의 다리를 찍어버립니다. 덕개는 시율을 호랑이에 비유하며 그 등에 잘 올라타라는 조언을 남기고 마포나루를 떠나며, 무덕은 마포나루의 새로운 엄지가 됩니다.
정천은 포도청 종사관으로 임명되어 경강으로 부임합니다. 그는 청렴한 관리가 되고자 하지만, 곧 상관인 이돌개를 비롯한 관료들의 부패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왈패가 된 옛 친구 시율과 재회하게 되며, 두 사람은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입장 차이로 인해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대호군이 모으고 있던 지도가 있습니다. 대호군은 조선을 바꾸기 위한 큰 뜻을 품고 지도를 제작하고 있었으며, 최정엽은 그를 돕는 협력자였습니다. 최정엽은 대호군에게 중요한 지도를 구해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계획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도청 종사관 이돌개가 대호군이 지도를 모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돌개는 경강을 차지하려는 왈패 보스 왕해를 시켜 그 지도를 빼앗으려 합니다. 뒤늦게 이를 눈치챈 대호군은 왕해의 습격을 받게 되고,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대호군은 최정엽에게 지도를 넘겨주며 “이 지도가 옳을 길에 쓰이게 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합니다. 대호군은 왕해 일당과 대결을 벌이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지도를 넘겨받은 최정엽은 위험을 감지하고 딸 최은을 먼저 피난시킵니다. 그리고 강행수에게 지도를 넘겨주며 자신이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으면 경강을 건너 강화도로 가라고 지시합니다. 최정엽은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지도만은 지켜야 한다고 결심하고, 집에서 빠져나갈 수 없음을 알고 창고에 불을 지른 후 그곳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때 최은은 최가 집에서 왕해와 마주치게 되고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바로 그 순간 정천이 나타나 최은을 구해줍니다. 정천은 왕해 일당과 필사적으로 대결을 벌이지만, 결국 왕해의 칼에 맞아 죽음을 맞이합니다. 정천은 최은을 지키고 친구 시율이 꿈꾸던 정의를 실현하려다 목숨을 잃게 됩니다.
정천이 왕해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율은 분노와 슬픔에 휩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친구이자 형제와 같았던 정천이 왕해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에 시율은 복수를 다짐합니다.
더욱 비통한 것은 대호군, 최정엽, 정천 등 죽임을 당한 이들이 역적으로 몰려 성문에 효수형에 처해진 것입니다. 억울하게 죽은 이들이 역적이라는 누명까지 쓰고 시신이 성문에 내걸린 참혹한 광경을 목격한 시율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시율은 목숨을 걸고 그 시신들을 거두고, 마침내 시율은 왕해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합니다. 단신으로 왕해의 본거지에 처들어간 시율은 뛰어난 무예 실력으로 왕해 일당을 일망타진합니다. 치열한 혈전 끝에 시율은 어린시절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고, 동료 말복을 죽이고, 친구 정천과 대호군, 최정엽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은 왕해에게 마침내 복수를 완수합니다.
한편, 지도를 회수하지 못한 이돌개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윗선의 지시에 의해 왈패 엄지들에게 목숨을 잃게 되며 그 최후를 맞이 합니다.
드라마는 복수를 이룬 시율과 아버지를 잃은 최은,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는 부패한 권력의 그림자 속에서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놓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임진왜란이 일어났음을 알리는 봉화가 오르는 모습으로 막을 내립니다. 탁류 같은 혼탁한 세상이지만, 그 속에서도 정의를 지키려 했던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살아남은 자들이 그 뜻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감상 포인트
파격적인 비주얼과 리얼리티의 극대화
‘탁류’의 가장 큰 충격은 배우들의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입니다. 로운은 “감독님이 네 가장 큰 무기는 멋있음인데, 그걸 빼앗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말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덥수룩한 수염과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 먼지와 피로 얼룩진 누더기 옷차림은 왈패의 거친 삶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박지환은 “극 중 옷이 워낙 더러워서 피곤하면 세트장 아무 데나 누워도 되고, 머리를 안 감아도 돼서 좋았다”고 농담할 정도로 철저한 현실 고증을 추구했습니다.

이러한 비주얼은 단순한 분장을 넘어 캐릭터의 내면을 드러내는 장치가 됩니다. 시율의 지저분한 외모는 과거를 숨기고 살아야 하는 그의 처지를, 무덕의 찌질한 모습은 힘에 대한 갈망을, 최은의 단정한 차림은 혼란 속에서도 잃지 않는 신념을 상징합니다. 특히 정통 사극 같은 분장과 의상, 현실감 있는 세트가 몰입도를 극대화시킵니다. 경북 상주에 3천 평 규모로 제작된 조선시대 나루터 세트는 CGI를 최소화하고 실제 촬영을 통해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합니다.
추창민 감독과 천성일 작가의 완벽한 조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추창민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추노’로 한국형 액션 사극의 새 지평을 연 천성일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추창민 감독은 “보통 사극은 왕이나 양반을 많이 다루는데, ‘탁류’의 대본을 보니 하층민에 관한 이야기였다”며 한강에 사는 왈패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천성일 작가는 ‘추노’에서 보여준 추격과 액션의 긴장감, 계급 간 갈등과 인간 군상의 묘사를 ‘탁류’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특히 9부작이라는 짧은 분량 안에 세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 복수와 성장의 서사를 촘촘하게 배치해 매 회차가 빠르게 지나가도록 만듭니다. 추창민 감독의 영화적 화면 구성과 천성일 작가의 밀도 높은 대사는 드라마를 한 편의 긴 영화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전통음악의 현대적 재해석
‘탁류’의 음악은 또 하나의 주인공입니다. 전통음악 창작그룹 ‘앙상블 시나위’의 신현식, 정송희 음악감독이 참여해 전통 장단 속 즉흥 연주를 바탕으로 한 시나위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음악감독들은 “한바탕 굿판을 벌여보고 싶었다. 풍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습니다.


산조, 굿, 가곡, 판소리 등 다양한 정통 장르가 새롭게 재해석되며 작품 속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를 깊이 있게 뒷받침합니다. 시청자들은 “3회 초반 음악만 들어보세요. 진짜 미쳤어요”, “음악이 최종 화룡점정 같음”, “한이 서린 느낌이라 탁류랑 잘 어울림” 등의 호평을 쏟아냈습니다. 최종회 공개와 함께 정식 발매된 OST 앨범에는 총 26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통 음악의 울림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사극 특유의 무거움보다는 신선함과 자연스러운 매력을 극대화했습니다.
하층민 중심의 새로운 사극 서사
대부분의 사극이 왕실이나 양반 중심의 권력 투쟁을 다룬다면, ‘탁류’는 경강의 왈패, 짐꾼, 상인 등 하층민의 시선에서 시대를 바라봅니다. 이들은 권력의 주변부에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시대의 모순을 더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맞서 싸웁니다. 시율은 왈패로 살지만 약자를 지키려는 정의감을, 최은은 여성이자 평민이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를, 정천은 관리이지만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여성 캐릭터인 최은의 존재감이 돋보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남성 주인공을 돕는 조연이 아니라, 자신만의 목표와 신념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주체적인 인물입니다. “여자라서”, “평민이라서”라는 차별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은 현대 관객들에게도 큰 공감을 얻습니다.
98% 오픈 세트와 웰메이드 제작
로운은 “저희 작품이 실내 세트가 거의 없고, 98% 오픈 세트장이었다”며 “그런데도 어디 가서 우리 현장이 정말 좋았고 편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용인 대장금파크,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가은 오픈세트장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사극 촬영장을 활용했으며, 특히 경북 상주에는 3천 평 규모의 조선시대 나루터를 새로 제작해 리얼리티를 극대화했습니다.

미술과 의상, 분장 등 모든 방면에서 최정예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왈패들의 주무대가 되는 경강은 실제 강을 배경으로 촬영되어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박준규 조명감독은 약자와 강자의 대비를 조명으로 표현했고, 한문성 CG 감독은 수묵화 같은 풍경을 구현했습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은 디즈니플러스 최초 오리지널 사극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퀄리티를 완성했습니다.
밀도 높은 액션과 감정선
‘추노’의 DNA를 이어받은 ‘탁류’는 역동적인 액션 신으로 가득합니다. 로운은 이번 배역을 위해 고강도 액션 훈련을 소화했으며, 토할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시율과 덕개의 대결, 시율과 왕해의 최후의 일전 등 주요 액션 신은 와이어 없이 배우들의 실제 몸으로 표현되어 박진감을 더합니다.

하지만 ‘탁류’는 단순한 액션물이 아닙니다. 시율의 외로움과 분노, 최은의 좌절과 성장, 정천의 갈등과 선택 등 캐릭터들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특히 시율이 말복의 죽음 앞에서 보여주는 침착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 최은이 아버지를 잃고도 몸을 피하며 복수를 준비하는 모습, 정천이 친구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 등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완성되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비교 및 맥락
‘탁류’는 한국 사극의 계보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천성일 작가의 전작 ‘추노’입니다. 두 작품 모두 하층민의 시선에서 시대를 바라보며, 계급 간 갈등과 권력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추노’가 노비 사냥꾼을 중심으로 추격의 서사를 펼쳤다면, ‘탁류’는 경강의 왈패를 중심으로 생존과 복수의 서사를 전개합니다. ‘추노’의 대길이가 자유를 찾아 도망쳤다면, ‘탁류’의 시율은 과거를 숨기고 살아남으려 합니다.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와의 연결고리도 흥미롭습니다. ‘광해‘가 왕과 광대라는 신분 차이를 통해 정체성의 혼란을 다뤘다면, ‘탁류’는 왈패, 상인, 관리라는 서로 다른 위치의 인물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추창민 감독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 묘사와 감정선 연출은 ‘탁류’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며, 특히 ‘광해’에서 보여줬던 인간적인 고뇌와 성장의 서사가 세 주인공에게 골고루 배분되어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의 ‘킹덤‘, ‘미스터 션샤인‘ 등 OTT 플랫폼의 대작 사극들과 비교하면, ‘탁류’는 좀비나 서부극 같은 장르적 실험보다는 정통 사극의 형식 안에서 하층민 서사라는 내용적 혁신을 추구합니다. ‘킹덤’이 좀비라는 판타지 요소로 사극의 외연을 확장했다면, ‘탁류’는 왈패라는 소외된 계층에 초점을 맞춰 사극의 깊이를 더합니다.
디즈니플러스 최초 오리지널 사극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사극 시장에서 먼저 선점한 가운데, 디즈니플러스는 ‘탁류’로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98% 오픈 세트 촬영, 전통음악의 현대적 재해석, 영화급 제작비 투입 등은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콘텐츠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것도 작품의 완성도를 인정받은 결과입니다.
‘탁류’는 채만식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하지만, 원작의 일제강점기 배경을 조선시대로, 군산을 경강으로 옮겨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했습니다. 원작이 시대의 혼탁함 속에서 타락하는 인간을 그렸다면, 드라마는 그 혼탁함 속에서도 맑은 물줄기를 만들려는 인간의 의지를 조명합니다.
총평
‘탁류’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사극 시장에 던진 강력한 한 방입니다. ‘광해’의 추창민 감독과 ‘추노’의 천성일 작가라는 드림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로운·신예은·박서함의 파격 변신은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웰메이드 제작입니다. 98% 오픈 세트 촬영으로 완성한 경강의 생생한 현장감, 전통음악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완성한 몰입감 넘치는 사운드트랙, 정통 사극 고증을 바탕으로 한 의상과 분장은 디즈니플러스의 제작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특히 박지환, 최귀화, 김동원 등 조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9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은 양날의 검입니다. 빠른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 주인공의 서사를 모두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특히 시율과 정천의 과거, 최은과 시율의 관계 발전, 대호군의 큰 그림 등은 좀 더 시간을 들여 풀어냈다면 더 풍성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왈패 무리의 서사가 중심이라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린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탁류’는 2025년 하반기 최고의 사극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공개 직후부터 디즈니플러스 한국 1위를 차지했고, 6일 연속 플릭스패트롤 1위를 기록하며 대중적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하층민 중심의 서사, 여성 캐릭터의 주체성, 현대적 감각의 연출과 음악은 정통 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별점: ⭐⭐⭐⭐ (5점 만점 중 4점)
추천 시청자
- ‘추노’, ‘광해’ 같은 정통 사극을 좋아하는 시청자
- 액션과 스토리가 조화를 이룬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청자
- 로운, 신예은, 박서함의 새로운 연기 변신이 궁금한 분들
- 하층민의 시선에서 시대를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을 원하는 관객
- 웰메이드 제작과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극을 보고 싶은 분들
- 짧은 분량으로 빠르게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
마무리
‘탁류’는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어둠만을 조명하지 않습니다. 탁류 같은 세상 속에서도 맑은 물줄기를 만들려는 사람들, 불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 서로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시율, 최은, 정천 세 사람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맞섭니다. 완벽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싸움은 계속됩니다. 최종회의 열린 결말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남기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바꾸는 일은 단번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디즈니플러스 최초 오리지널 사극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탁류’는 한국 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OTT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탁류’는 서사와 연출, 연기력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추창민 감독과 천성일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며, 로운·신예은·박서함이 이번 작품을 발판 삼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습니다.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탁류’는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 우리 시대의 우화로 다가옵니다. 탁류 속에서도 맑은 물줄기를 만들어가려는 이들의 노력은, 우리에게도 작은 용기를 줍니다.
여러분은 이 드라마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드라마 제작사와 디즈니플러스에 있으며, 출처는 디즈니플러스 공식 SNS 입니다.
Q1: ‘탁류’는 몇 부작이며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1: ‘탁류’는 총 9부작으로 2025년 9월 26일부터 10월 17일까지 디즈니플러스에서 독점 공개되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2회씩 공개되었으며, 현재는 전편을 디즈니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Q2: ‘탁류’와 채만식의 소설 ‘탁류’는 어떤 관계인가요?
A2: 드라마는 채만식의 소설 제목을 차용했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원작 소설은 일제강점기 군산을 배경으로 타락하는 인간상을 그렸다면, 드라마는 조선시대 경강을 배경으로 왈패들의 생존과 복수를 다룬 창작 스토리입니다. 탁류(혼탁한 물)라는 상징적 의미만 공유하고 있습니다.
Q3: 로운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나요?
A3: 로운은 ‘탁류’ 촬영 당시 입대를 미룰 정도로 작품에 몰입했으며, 최종회 공개 직후 군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잊히는 것도 중요하다. 입대 후 공백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전역 후 더 성숙한 연기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습니다.
Q4: ‘탁류’ OST는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A4: ‘탁류’ OST는 최종회 공개일인 10월 17일에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앙상블 시나위의 신현식, 정송희 음악감독이 작곡한 총 26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멜론, 지니뮤직, 애플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산조, 굿, 가곡, 판소리 등 전통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5: ‘탁류’ 시즌2가 제작될 가능성이 있나요?
A5: 공식적인 시즌2 제작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최종회가 열린 결말로 끝나며 더 큰 이야기를 암시했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시즌2 제발”이라는 반응이 뜨겁습니다. 디즈니플러스 한국 1위와 높은 화제성을 고려하면 시즌2 제작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로운의 입대 등 배우 스케줄 문제로 제작 여부와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