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습니까? 신앙과 미신의 경계는 어디일까요? ‘사바하’는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관객을 미스터리한 세계로 안내합니다.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는 한국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한 작품입니다. ‘검은 사제들’로 이미 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감독이 이번에는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와 복잡한 설정으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나 스릴러를 넘어서 종교, 신앙,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불교와 기독교의 요소를 절묘하게 융합하여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맹목적 신앙과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사바하’는 당신의 믿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 것입니다. 과연 우리가 믿는 것은 진실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거짓일까요?

기본 정보
- 제목: 사바하 (Svaha: The Sixth Finger)
- 감독: 장재현
- 주연: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유지태
-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 개봉일: 2019년 2월 20일
- 러닝타임: 122분
- 상영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스트리밍: 넷플릭스
주요 등장인물
박웅재(이정재): 극동종교문제연구소 소장. 신흥 종교의 비리를 파헤치는 목사입니다.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신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지만, 여전히 진실을 찾아 헤매는 인물입니다.
정나한(박정민): 의문의 정비공. 과거 소년원에 있었던 그는 김제석을 만나 사천왕 중 한 명이 됩니다. 맹목적인 신앙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인물입니다.
금화/그것(이재인):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 자매. 금화는 다리가 불편하고, ‘그것’으로 불리는 언니는 털로 뒤덮인 채 태어났습니다. 이들의 존재가 사건의 핵심이 됩니다.
김제석(정동환): 동방교 교주. 100년 넘게 살아온 그는 자신의 죽음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김동수(유지태): 김제석의 제자로 알려진 인물. 영화 후반부에 중요한 반전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해안(진선규): 박웅재의 고등학교 후배로, 현재는 스님이 된 인물입니다. 박웅재의 수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영화는 1999년 강원도의 한 마을에서 태어난 기이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한 아이는 정상적으로 태어났지만, 다른 한 아이는 온몸이 털로 덮인 채 태어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아이를 ‘그것’이라 부르며 두려워합니다.
16년 후, 신흥 종교 단체 ‘사슴동산’을 조사하던 박웅재 목사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월 터널에서 발견된 여중생 시체, 의문의 자살 사건, 그리고 16년 전 태어난 기이한 쌍둥이 자매.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박웅재는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박웅재는 ‘사천왕’이라 불리는 네 명의 젊은이들과 그들을 이끄는 김제석이라는 인물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김제석은 100년 넘게 살아온 ‘진짜 미륵’으로 추앙받지만, 사실 그의 목적은 자신의 죽음을 막는 것이었음이 밝혀집니다.
한편, 사천왕 중 한 명인 정나한은 김제석의 명령으로 1999년생 소녀들을 살해해왔습니다. 이는 김제석을 죽일 ‘천적’이 그 해에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나한은 점차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김동수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김제석의 제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영화의 핵심적인 반전을 이끄는 인물입니다. 박웅재의 조사가 진전되면서, 과거 소년원에서 찍은 사진과 동방교에 대한 기사 사진에 등장하는 김제석의 얼굴이 실제로는 김동수의 얼굴임이 밝혀집니다.
이 반전은 김제석의 진정한 정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결국 김동수가 실제 김제석임이 드러나며, 병상에 누워 있는 그는 불사의 존재가 아니라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해 연명하는 노인에 불과한 김제석의 제자였음이 밝혀집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쌍둥이 자매 금화와 ‘그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언의 ‘천적’으로, 김제석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결국 정나한은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깨닫고, 김제석을 죽이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는 박웅재가 하늘을 향해 “어디 계시나이까”라고 독백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는 모든 사건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상징합니다.
감상 포인트
종교적 상징과 철학적 질문
‘사바하’는 불교와 기독교의 요소를 교묘하게 섞어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합니다. 영화 제목인 ‘사바하’부터가 불교 용어이며, 사천왕, 미륵 등의 개념도 불교에서 가져왔습니다. 동시에 주인공이 목사라는 점, 성경의 이야기를 차용한 부분 등 기독교적 요소도 많이 등장합니다.

이런 종교적 요소들은 단순한 배경 설정을 넘어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가?”, “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의 욕망과 신의 뜻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등의 질문들이 영화 전반에 걸쳐 제기됩니다.

특히 김제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신’의 개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는 불사의 존재로 추앙받지만, 결국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우리가 믿는 ‘신’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신념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완성도
‘사바하’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 미스터리한 인물들, 그리고 점진적으로 밝혀지는 진실은 관객들을 끝까지 긴장시킵니다. 장재현 감독은 정보를 적절히 분배하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때로는 의외의 반전으로 놀라게 합니다.

특히 영화의 전반부에서 보여주는 기이하고 섬뜩한 장면들은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쌍둥이 자매의 탄생 장면, 굿판의 모습, 사천왕들의 행동 등은 오컬트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냅니다.
배우들의 열연
‘사바하’의 또 다른 강점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입니다. 이정재는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박웅재를 섬세하게 표현해냅니다. 특히 영화 말미의 절규 장면은 그의 연기력이 빛나는 순간입니다.

박정민은 복잡한 내면을 가진 정나한 역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맹목적인 신앙에서 점차 의심하고 깨닫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재인은 1인 2역을 맡아 금화와 ‘그것’을 연기하며 놀라운 재능을 선보입니다. 특히 ‘그것’의 섬뜩하면서도 애처로운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비교 및 맥락
‘사바하’는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과 자연스럽게 비교됩니다. 두 영화 모두 종교적 요소와 오컬트를 결합한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사바하’는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보여줍니다.
한국 영화 산업에서 ‘사바하’는 오컬트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한국적인 정서와 불교적 요소를 결합한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곡성’, ‘검은 사제들’ 등과 함께 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영화는 모두 한국적 정서와 서양의 오컬트 요소를 융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총평
‘사바하’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깊이 있는 주제 의식,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수작입니다. 단순한 오컬트 스릴러를 넘어 인간의 믿음과 욕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어 여운이 깊은 작품입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복잡해지는 이야기 전개와 종교적 배경지식이 필요한 부분들이 일부 관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캐릭터의 제한적인 역할과 불필요한 유머 코드 삽입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바하’는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와 신앙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믿음의 본질과 인간 본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별점: ⭐⭐⭐⭐ (5점 만점 중 4점)
추천 관객
- 미스터리와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
- 종교와 철학적 주제에 관심 있는 관객
-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즐기는 관객
마무리
‘사바하’는 단순히 오컬트 영화의 틀을 벗어나 우리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믿음의 본질과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장재현 감독은 한국적 정서와 보편적인 철학적 질문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관객들에게 독특한 영화 경험을 선사합니다.
‘사바하’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우리 사회와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는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자, 우리가 이 작품을 기억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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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FAQs
Q1: ‘사바하’의 제목은 무슨 뜻인가요?
A1: ‘사바하’는 산스크리트어로 ‘그렇게 되기를’이라는 뜻입니다. 불교에서 주문이나 경전의 끝에 붙여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Q2: ‘사바하’와 ‘검은 사제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2: 두 영화 모두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지만, ‘사바하’는 ‘검은 사제들’보다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다룹니다. ‘검은 사제들’이 주로 기독교적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바하’는 불교와 기독교 요소를 함께 활용하여 더 폭넓은 종교적 맥락을 제시합니다.
Q3: 영화에서 쌍둥이 자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3: 쌍둥이 자매는 선과 악, 인간과 신의 이중성을 상징합니다. 금화와 ‘그것’은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우리 내면의 양면성을 나타냅니다. 또한 이들은 운명과 선택의 문제를 제기하며, 영화의 핵심 주제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Q4: 김제석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요?
A4: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듯, 진짜 김제석은 김동수(유지태)입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제자의 모습으로 활동하며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해왔습니다. 이는 영화의 중요한 반전 요소 중 하나로, ‘신’으로 추앙받던 존재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Q5: ‘사바하’의 결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A5: 영화의 결말은 열린 해석이 가능합니다. 박웅재가 하늘을 향해 “어디 계시나이까”라고 외치는 장면은 진실과 신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절대적 진리나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