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괴물’ 리뷰: 21년 미제사건이 폭로하는 진실과 두 형사의 위험한 동행

JTBC 드라마 ‘괴물’은 2021년 범죄 스릴러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작품입니다. 신하균과 여진구라는 두 명품 배우가 만들어낸 케미스트리, 매 회차마다 뒤집히는 반전, 그리고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국 스릴러 드라마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만양이라는 작은 시골 도시에서 벌어지는 21년 전 연쇄살인 사건의 재수사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추적물이 아닌 인간의 본성과 정의의 의미를 탐구하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하던 두 형사가 점차 진실에 가까워지면서 기묘한 동지가 되어가는 과정은 긴장감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괴물’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어 K-드라마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각본, 그리고 마지막 회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스크린 앞에 묶어두기에 충분합니다.

지금부터 이 명작 스릴러의 모든 것을 깊이 있게 파헤쳐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시청하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드라마 괴물 포스터

기본 정보

  • 제목: 괴물 (Beyond Evil)
  • 감독: 심나연, 최지영
  • 극본: 김수진
  • 주연: 신하균, 여진구, 최대훈, 최성은, 김신록, 천호진, 최진호
  • 장르: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심리
  • 방영일: 2021년 2월 19일 ~ 2021년 4월 10일
  • 방송사: JTBC, 넷플릭스
  • 총 회차: 16부작
  • 시청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스트리밍: 넷플릭스, 티빙

주요 등장인물

이동식 (신하균): 문주시 만양파출소 소속 경사입니다. 40세로 20년 경력의 베테랑 형사이지만 서울 광역수사대에서 만양으로 좌천된 인물로, 만양에서는 또라이 경사로 통합니다. 21년 전 만양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으로 쌍둥이 여동생 이유연을 잃었으며, 그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만양으로 돌아왔습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요하고 위험한 성격의 소유자로, 불법 수사와 증거 조작도 서슴지 않습니다.

한주원 (여진구): 경기 서부 경찰청 소속 만양파출소 경위입니다. 27세의 명문 경찰대 출신 엘리트 경찰로 원칙과 법을 중시하는 인물이지만, 자신의 의지로 만양 파출소로 발령받아 옵니다. 아버지 한기환이 경찰청 차장이라는 성골 출신이지만, 21년 전 만양에서 벌어진 사건과 아버지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만양으로 왔습니다.

한기환 (최진호): 현 경찰청 차장이자 치안정감으로 한주원의 아버지입니다. 58세로 21년 전 만양경찰서장으로 근무했으며, 차기 경찰청장 유력 후보입니다. 정없고 서늘한 성격으로 아들 주원과의 관계도 차갑습니다.

박정제 (최대훈): 경기 서부청 소속 문주 경찰서 수사지원팀 경위입니다. 40세로 이동식, 오지화와 초중고 동창이며, 도의원 도해원의 아들입니다. 21년 전 유연과 사귀던 사이였으며, 그날 밤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지화 (김신록): 경기 서부청 소속 문주 경찰서 강력1팀 팀장 경위입니다. 40세로 동식과 정제의 초중고 동창이며, 순박하고 정의로운 성격으로 동식과 주원의 수사를 적극 돕습니다.

남상배 (천호진): 만양파출소장 경감입니다. 59세로 과거 서울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했으나 만양파출소로 내려온 인물입니다. 동식에게 빚이 있으며, 21년 전 사건 당시에도 만양에 있었습니다.

유재이 (최성은): 만양정육점 사장입니다. 28세로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동식과 주원을 돕습니다.

도해원 (남기애): 문주시 의원이자 문주시장 후보로 박정제의 어머니입니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숨겨왔습니다.

강진묵 (이규희): 만양 지역 주민으로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습니다. 21년 전 연쇄살인사건과 강민정 살인사건의 핵심 인물입니다.

예고편

하이라이트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서울 외곽 문주시 만양읍, 단조로운 일상이 흐르는 작은 시골 도시에 뼈를 깎는 한이 있어도 밝혀내야 할 끔찍한 비밀이 잠들어 있습니다.
21년 전 만양에서 신원 불분명한 여성들을 노린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피해자들은 모두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손가락 끝마디가 잔인하게 절단되어 있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이동식의 쌍둥이 여동생 이유연이 있었지만, 유연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만양경찰서장이던 한기환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무마시켰고, 동식은 오히려 용의자로 몰렸습니다.

21년 후, 동식은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만양파출소로 돌아옵니다. 그의 앞에 서울청 외사과 출신 엘리트 경위 한주원이 나타납니다. 원칙주의자 주원과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동식은 첫 만남부터 서로를 의심하며 불협화음을 보입니다. 만양에서 백골 사체가 발견되고, 두 사람의 불신은 더욱 깊어집니다.

그러던 중 만양에서 강민정이라는 여성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동식은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주원은 동식을 범인으로 지목해 긴급체포합니다. 하지만 진짜 용의자는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 강진묵으로 좁혀지고, 동식과 주원은 진묵을 잡기 위해 손을 잡게 됩니다.

강진묵이 체포되지만, 그는 유치장에서 유연이는 내가 안 그랬어라는 다잉메시지를 남기고 살해당합니다. 진묵은 21년 전 연쇄살인범이 맞지만, 이유연만큼은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만양파출소장 남상배도 살해당하면서, 21년 전 사건에는 더 큰 음모가 숨겨져 있음이 드러납니다.

박정제는 21년 전 그날 밤 유연과 다퉈 차로 유연을 쳤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진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정제가 유연을 치기 전에 이미 누군가 유연을 먼저 쳐서 죽였고, 정제는 이미 죽은 시체를 다시 친 것이었습니다. 유연을 처음 친 범인은 바로 한주원의 아버지 한기환이었습니다.

21년 전 그날 밤, 연쇄살인범 강진묵에게 잡혀 손가락이 잘린 유연이 극적으로 탈출해 도로로 도망칩니다. 어둠 속에서 차 불빛을 발견한 유연이 도와달라 외치지만, 음주운전 중이던 한기환이 유연을 치어 죽입니다. 한기환은 조폭 이창진을 불러 시체를 처리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박정제도 쓰러진 유연을 차로 치게 됩니다. 어머니 도해원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이창진에게 뒷처리를 부탁하지만, 결국 강진묵이 유연의 시체를 가져가 동식의 집 지하에 묻어버립니다.

주원은 아버지가 유연을 죽인 뺑소니 범인이었고, 21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진실을 은폐했다는 잔인한 진실과 마주합니다. 동식과 주원은 한기환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마침내 21년간 쌓여온 거짓의 벽을 무너뜨립니다.

한기환은 체포되고, 관련자들도 모두 처벌받습니다. 하지만 동식 역시 그동안 저질렀던 불법 수사와 증거 조작 등의 혐의로 수감됩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을 어긴 대가를 치르게 된 것입니다. 시간이 흐른 후 동식은 출소하고, 주원도 다시 만양으로 돌아옵니다. 두 사람은 만양에서 재회하며, 그들이 밝혀낸 진실이 만양에 평화를 되돌려준 것을 확인합니다. 드라마는 두 사람의 재회와 함께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

감상 포인트

신하균과 여진구의 폭발적 연기 케미스트리

‘괴물’의 최고 감상 포인트는 신하균과 여진구의 연기 대결입니다. 신하균은 이동식이라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냉정하고 무감정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여동생을 잃은 상처와 죄책감이 가득한 인물, 목적을 위해 법도 어기고 증거도 조작하지만 그 모든 것이 정의를 위한 것이라 믿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합니다. 특히 그의 눈빛 연기는 가히 압권으로, 대사 없이도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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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는 한주원을 통해 배우로서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줍니다. 엘리트 경찰의 이성적이고 원칙적인 모습, 아버지를 의심하며 고뇌하는 아들의 모습, 그리고 내면에 잠재된 불안과 어둠까지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특히 아버지의 범죄를 알게 된 후 무너져 내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두 배우의 대결 신은 매 회차마다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며, 시청자들을 스크린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매 회차 뒤집히는 반전과 치밀한 복선

‘괴물’의 각본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을 만큼 치밀합니다. 김수진 작가는 초반부터 깔아둔 복선들을 중후반부에 완벽하게 회수하며,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합니다. 각 회차는 독립적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전체 서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대사 하나, 장면 하나가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며, 재시청 시에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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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7-8회에 찾아오는 대반전은 그때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완전히 뒤집어놓으며,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립니다. 서로를 적대하던 동식과 주원이 손을 잡게 되는 전환점이자,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이 새롭게 제기되는 순간입니다. 중반부의 대반전 이후에도 이야기는 늘어지지 않고 계속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며, 마지막 회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습니다.

괴물은 누구인가 – 선악의 경계에 대한 탐구

‘괴물’이라는 제목은 다층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연쇄살인범 강진묵은 괴물인가? 정의를 위해 법을 어기는 동식은 괴물인가?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킨 한기환은 괴물인가? 진실을 은폐하고 묵인하는 시스템은 괴물인가? 드라마는 이러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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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은 정의를 추구하지만 그 방법은 불법적입니다. 증거를 조작하고, 용의자를 괴롭히고, 때로는 폭력도 사용합니다. 그는 괴물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갑니다. 한주원은 법과 원칙을 중시하지만, 진실 앞에서 그 원칙이 흔들립니다. 법과 원칙, 다 던져버릴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 앞에서 주원도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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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단순한 선악 이분법을 거부합니다. 모든 인물이 각자의 이유와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도 완전한 선이나 악으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진짜 범인조차 단순한 악마가 아니라 복잡한 심리와 배경을 가진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캐릭터 묘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며, 극의 깊이를 더합니다.

만양이라는 폐쇄적 공간의 상징성

만양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입니다. 평화로워 보이는 시골 도시이지만, 그 이면에는 21년간 감춰진 비밀과 부패한 권력 구조, 침묵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대비되는 어두운 사건들, 일상 속에 숨겨진 공포가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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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양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합니다. 폐쇄적인 지역 사회에서는 진실보다 명예가, 정의보다 개발이 우선시됩니다. 경찰 조직은 부패했고, 권력자들은 진실을 은폐합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은 고립되고, 목격자들은 침묵합니다. ‘괴물’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사회 전체가 괴물을 만들어냈음을 보여줍니다.

의심에서 믿음으로 – 두 남자의 우정

‘괴물’은 범죄 스릴러이지만 동시에 두 남자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넌 내가 잡는다. 내가 반드시라며 서로를 적대하던 동식과 주원이, 의심하면 안 됩니까? 누구든 의심해야죠라며 갈등하던 두 사람이,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되는 과정은 드라마의 또 다른 감동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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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전을 거치며 두 사람의 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서로의 상처와 어둠을 공유하고, 진실을 위해 함께 싸우며, 두 사람은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존재가 됩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빛을 발하며, 한기환을 잡기 위한 합동 작전 장면들은 긴장감과 함께 묘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동료애를 넘어선 깊은 연대와 이해를 보여주며, 극의 감동을 배가시킵니다.

사회 구조의 문제를 파헤치는 날카로운 시선

‘괴물’은 개인의 범죄를 넘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사회 구조의 문제를 파헤칩니다. 21년 전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증거가 은폐되고 조작된 이유는? 피해자들이 방치된 이유는? 드라마는 경찰 조직의 부패, 지역 권력의 카르텔, 개발 논리에 희생되는 진실, 침묵을 강요하는 공동체 문화 등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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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시 개발이 민정의 죽음보다 중요시되는 상황, 출세를 위해 사건을 조기 종결하려는 경찰 간부들, 진실보다 명예를 중시하는 지역 유지들의 모습은 현실 사회의 문제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괴물’은 개인의 악을 단죄하는 것을 넘어, 그러한 악을 가능하게 만든 시스템의 문제를 폭로하며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비교 및 맥락

‘괴물’은 한국 범죄 스릴러 드라마의 계보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과거 ‘시그널’이 시간을 넘나드는 수사를 통해 미제사건을 다뤘고, ‘비밀의 숲’이 검찰과 경찰의 부패를 파헤쳤다면, ‘괴물’은 인간 본성과 선악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더했습니다. 범인을 찾는 과정보다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변화에 더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 장르물과 차별화됩니다.

해외 범죄 스릴러와 비교하면 HBO의 ‘트루 디텍티브(True Detective)’ 시즌 1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남성 수사관의 관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사,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등이 비슷하지만, ‘괴물’은 한국적 정서와 사회 구조를 깊이 반영하여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특히 유교적 가족 관계, 지역 사회의 폐쇄성, 한국 경찰 조직의 특성 등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괴물’의 성공 이후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는 심리 스릴러 장르가 더욱 활성화되었습니다. ‘마우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빅마우스’ 등 캐릭터 중심의 서사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늘어났습니다. ‘괴물’은 장르 드라마도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담을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의 예술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총평

‘괴물’은 한국 범죄 스릴러 드라마의 최고봉이자, 장르물의 한계를 뛰어넘은 예술 작품입니다. 신하균과 여진구의 폭발적인 연기,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치밀한 각본, 정적 속에서도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탁월한 연출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16부작 내내 시청자를 사로잡습니다.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의 입체성과 주제 의식의 깊이입니다. 모든 인물이 각자의 이유와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도 완전한 선이나 악으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사건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만듭니다. 괴물은 누구인가, 정의를 위해 법을 어기는 것은 정당한가,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인가 같은 질문들은 극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습니다.

매 회차마다 뒤집히는 반전과 완벽하게 회수되는 복선은 극의 재미를 극대화시킵니다. 특히 7-8회의 대반전은 그때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뒤집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합니다. 중반 이후에도 이야기는 늘어지지 않고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마지막 회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동식과 주원의 관계 변화는 극의 또 다른 감동 포인트입니다. 서로를 의심하고 적대하던 두 사람이 진실을 위해 손을 잡고, 서로를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은 범죄 스릴러에 인간적인 따뜻함을 더합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초반 1-2회의 느린 전개로 인해 일부 시청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16부작 내내 지속되어 가볍게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해치는 수준은 아니며, 오히려 극의 깊이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별점: ⭐⭐⭐⭐⭐ (5점 만점 중 5점)

추천 시청자

  • 심리 스릴러와 범죄 수사물을 좋아하는 시청자
  • 탄탄한 각본과 예측 불가능한 반전을 선호하는 시청자
  • 신하균, 여진구의 팬 및 연기파 배우들의 명연기를 감상하고 싶은 시청자
  • 단순한 오락을 넘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
  • 시그널, 비밀의 숲 같은 한국 범죄 스릴러를 좋아했던 시청자
  • 사회 구조의 문제를 다루는 사회파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청자

마무리

‘괴물’을 시청하고 나면, 제목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게 됩니다. 진짜 괴물은 연쇄살인범 강진묵일까요, 정의를 위해 법을 어기는 동식일까요,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킨 한기환일까요, 아니면 진실을 은폐하는 시스템일까요? 이 드라마는 이러한 질문들에 쉬운 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시청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만듭니다.

2021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괴물’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어 K-드라마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해외 시청자들 역시 이 드라마의 치밀한 구성, 깊이 있는 주제 의식, 그리고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만약 아직 ‘괴물’을 보지 않으셨다면, 주말을 이용해 정주행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한 회 한 회가 영화를 보는 듯한 완성도를 자랑하며, 중간에 멈출 수 없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초반 1-2회의 느린 전개를 인내심 있게 견디고,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 인내심은 중반부터 시작되는 폭풍 같은 전개로 충분히 보상받게 될 것입니다.

‘괴물’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입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여러분도 인간 본성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정의와 선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죗값은 죄지은 놈이 받는 거야라는 동식의 말처럼,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믿음을 ‘괴물’은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여러분은 이 드라마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드라마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JTBC 드라마 홈페이지 입니다.


  1. Q1: 이동식은 정말 여동생 유연을 죽였나요?

    A1: 아닙니다. 이동식은 21년 전 쌍둥이 여동생 이유연이 살해당한 피해자 유족입니다. 극 초반에는 동식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많이 보여 마치 그가 범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그가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불법적인 수사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식의 모든 행동은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아 정의를 구현하려는 집념에서 비롯된 것이며, 실제 유연을 죽인 범인은 한주원의 아버지 한기환입니다.

  2. Q2: 강진묵은 진짜 연쇄살인범인가요? 그렇다면 왜 유연은 안 죽였다고 했나요?

    A2: 강진묵은 21년 전 신원 불분명한 여성들을 노린 연쇄살인범이 맞습니다. 그는 가출한 아내 윤미혜를 찾아다니며 불법체류자 여성들을 살해했고, 손가락 끝마디를 절단하는 기이한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유연만큼은 진묵이 죽이지 않았습니다. 유연은 진묵에게 손가락을 잘리고 갈대밭에 버려졌다가 깨어나 도망쳤고, 도로에서 한기환의 음주운전 뺑소니로 사망했습니다. 한기환은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유연의 죽음을 진묵의 연쇄살인 사건에 포함시켰습니다. 진묵은 유치장에서 죽기 전 유연이는 내가 안 그랬어라는 다잉메시지를 남겼고, 이것이 동식이 진실을 밝혀내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3. Q3: 21년 전 그날 밤 이유연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A3: 21년 전 그날 밤의 진실은 매우 복잡합니다. 연쇄살인범 강진묵이 유연을 납치해 손가락을 잘랐고, 유연은 극적으로 깨어나 갈대밭에서 도망쳤습니다. 어둠 속 도로에서 차 불빛을 발견한 유연이 도와달라 외쳤지만, 음주운전 중이던 한기환(당시 만양경찰서장)이 유연을 치어 죽였습니다. 한기환은 조폭 이창진을 불러 시체를 처리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박정제도 약물에 취한 상태로 이미 쓰러져 있던 유연의 시체를 차로 다시 쳤습니다. 정제의 어머니 도해원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이창진에게 뒷처리를 부탁했지만, 결국 강진묵이 유연의 시체를 가져가 동식의 집 지하 창고에 묻어버렸습니다. 즉, 유연의 죽음에는 강진묵, 한기환, 박정제, 도해원, 이창진이 모두 얽혀 있었습니다.

  4. Q4: 이동식과 한주원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나요?

    A4: 처음에는 서로를 의심하고 적대하는 관계였던 두 사람은 강민정 사건을 계기로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주원은 동식을 범인으로 의심했고, 동식은 주원이 아버지 한기환을 감싸기 위해 만양에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진묵을 잡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같은 목표를 향해 손을 잡게 되고, 서로의 상처와 어둠을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주원이 아버지의 범죄를 알게 된 후, 동식은 주원의 유일한 의지처가 됩니다. 두 사람은 한기환을 잡기 위해 위험한 작전을 함께 펼치며, 서로를 유일하게 이해하고 신뢰하는 동지이자 친구가 됩니다. 서로를 향해 넌 내가 잡는다고 외치던 두 사람이 함께 진짜 괴물을 잡는 모습은 극의 가장 큰 감동 포인트입니다.

  5. Q5: 드라마가 무겁고 어두운데, 초반이 느리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래도 볼 만한가요?

    A5: ‘괴물’은 확실히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드라마이며, 초반 1-2회는 인물 소개와 상황 설정으로 다소 느리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3회부터 강민정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스릴러가 시작되고, 7-8회의 대반전을 거치면서부터는 중독성 있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초반의 느린 전개는 후반부의 폭발적인 전개를 위한 빌드업이며, 인내심을 가지고 본다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신하균과 여진구의 명연기, 치밀한 각본, 예측 불가능한 반전,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는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의 범죄 스릴러를 경험하게 해줄 것입니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만큼, 충분히 정주행할 가치가 있는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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