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리뷰: 악의 세계에서 찾는 구원의 빛, 황정민과 이정재의 숨막히는 대결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여름,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 인간 본성과 구원이라는 깊은 주제를 탐구한 작품입니다. 주기도문의 한 구절에서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간절한 기도처럼, 악에 물든 세계에서 구원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7년 만의 재회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일본, 태국, 한국을 넘나드는 국제적 스케일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박정민이 연기한 트랜스젠더 캐릭터 유이는 한국 상업영화에서 보기 드문 다양성의 시도로 평가받으며 영화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다양한 측면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이 작품이 한국 액션 누아르 영화에서 갖는 의미와 감상 포인트를 살펴보겠습니다. 선과 악, 복수와 구원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 영화가 어떻게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함께 알아보시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기본 정보

  • 제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 감독: 홍원찬
  • 주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 장르: 범죄, 액션
  • 개봉일: 2020년 8월 5일 (일반판) / 2020년 10월 28일 (파이널컷)
  • 러닝타임: 108분 (일반판) / 114분(파이널컷)
  • 상영등급: 15세 관람가 (일반판) / 청소년 관람불가 (파이널컷)
  • 스트리밍: 넷플릭스, 티빙

주요 등장인물

김인남(황정민): 영화의 주인공으로, 과거 국정원 비밀 특수요원이었다가 현재는 살인청부업자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마지막 임무를 마친 후 은퇴를 계획하지만, 과거 연인의 딸 유민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태국으로 향합니다.

레이(이정재): 영화의 메인 빌런이자 최종보스로, 자이니치(재일교포) 출신 야쿠자입니다. ‘인간 백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형 고레다가 인남에게 암살당하자 복수를 다짐하며 인남을 집요하게 추격합니다.

유이(박정민): 태국에서 인남을 돕는 트랜스젠더 가이드로, 성전환 수술을 준비 중입니다. 인남의 통역사 역할을 하며 딸 유민을 구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민(박소이): 인남과 서영주의 친딸로, 납치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입니다.

서영주(최희서): 인남의 전 연인으로, 영화 내에서 사망한 인물입니다.

김춘성(송영창): 김인남의 국정원 요원 시절 상관으로, 영화 내에서 사망합니다.

고레다(토요하라 코스케): 영화의 중간 보스이자 레이의 형으로, 자이니치 출신 야쿠자입니다.

예고편

1차 예고편
2차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8년 전, 국정원 비밀부서 요원이던 인남(황정민)은 조직 해체 명령을 받고 연인 서영주(최희서)를 떠나 일본으로 도피합니다. 서영주는 임신 사실을 숨긴 채 태국에서 홀로 딸 유민(박소이)을 키웁니다.

현재, 인남은 일본에서 살인청부업자로 활동하며 마지막 타겟인 고레다(토요하라 코스케)를 암살한 후 은퇴를 계획합니다. 그러나 서영주가 살해당하고 유민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한편, 고레다의 동생 레이(이정재)는 형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인남을 추적합니다.

인남은 태국으로 향해 현지 브로커 영배(이서환)와 트랜스젠더 가이드 유이(박정민)의 도움을 받아 딸을 찾기 시작합니다. 유민은 태국 마피아 차오포의 장기 이식 희생자로 선정된 상태였습니다. 인남은 차오포의 비밀 공장을 습격하고 유민의 행방을 알아내지만, 레이의 추격은 점점 거세집니다.

레이는 인남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압박합니다. 인남의 에이전트 시마다(박명훈)와 과거 상관 김춘성(송영창)이 레이에게 살해당하고, 인남은 더욱 절박한 상황에 놓입니다. 인남은 유이의 도움으로 차오포에서 장기매매에 쓸 아이들을 감금해둔 장소를 찾아내고, 그곳에서 만난 한 남자아이를 통해 유민이 랑야오로 끌려갔으며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는 정보를 얻습니다.

인남은 유이와 함께 랑야오로 향하지만, 레이가 갑자기 난입하면서 치열한 대결을 벌입니다. 유이는 인남의 지시에 따라 남자아이를 데리고 도망치지만 경찰에 잡히게 되고, 인남도 가까스로 레이에게서 벗어납니다. 이후 인남은 영배의 도움을 받아 유민이 있는 장소를 찾아내 구출에 성공합니다.

호텔에서 밀항 시간을 기다리던 인남은 레이와 란의 조직원들의 습격을 받습니다. 레이는 유민을 납치하고, 인남은 유이의 도움으로 레이를 추격합니다. 최종 대결에서 인남은 유이에게 유민을 맡기게 되고, 레이와 함께 수류탄으로 자폭하게 됩니다. 영화는 유이와 유민이 인남이 남긴 유산으로 파나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감상 포인트

황정민과 이정재의 강렬한 대립 구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가장 큰 매력은 황정민과 이정재라는 두 배우의 대립입니다. 황정민은 처절하면서도 인간적인 킬러 인남을 연기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그의 연기는 살인청부업자라는 어두운 직업을 가진 인물이지만, 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부성애를 강렬하게 표현합니다.

Deliver Us from Evil06

반면 이정재는 냉혹하고 잔인한 레이를 완벽히 소화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특히 그의 차가운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은 인간의 감정이 완전히 제거된 듯한 공포를 자아냅니다. ‘인간 백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레이는 영화 속에서 가장 순수한 악을 체현하는 캐릭터로, 이정재의 연기는 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국제적 로케이션

영화는 일본, 태국 등 다양한 로케이션에서 촬영되었으며, 각 장소마다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담아냈습니다. 일본의 어두운 뒷골목, 태국의 화려한 도시 풍경과 고요한 해변 등 다양한 배경은 영화의 시각적 풍요로움을 더합니다.

특히 스톱모션 기법 등을 활용해 리얼리티 넘치는 액션 장면들을 구현했으며, 추격전과 근접 전투 장면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홍원찬 감독의 세련된 연출은 액션 장면에 스타일을 더하면서도 잔혹함과 현실감을 잃지 않았습니다.

트랜스젠더 캐릭터 유이와 다양성의 표현

박정민이 연기한 유이는 한국 상업영화에서 보기 드문 트랜스젠더 캐릭터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조력자의 역할을 넘어 영화 속 중요한 정서를 담당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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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가장 순수한 존재로 그려지며, 인남과 레이의 어두운 세계 속에서 빛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특히 영화의 결말에서 유토피아에는 인남도 레이도 아닌, 트랜스젠더 ‘유이’가 입성한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구원이라는 철학적 주제의 탐구

영화 제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주기도문의 한 부분으로, 인간이 악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속 인남은 자신의 죄악된 삶 속에서도 딸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며 일종의 ‘구원’을 이루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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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범죄와 액션의 미친 모습을 보여주는 지극히 선정적인 영화이면서 동시에 어둠에서 빛으로, 악에서 선으로, 죄에서 이 세상을 구원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는 희생과 사랑을 통해서 이 세상을 구원했듯이 청부살인자 인남도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죄와 악의 소굴에서 죽음으로써 또 하나의 구원행위를 보여줍니다.

비교 및 맥락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홍원찬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한국 누아르 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입니다. 특히 하드보일드 액션과 도덕적 모호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추격자’, ‘황해’ 등 기존의 한국 누아르 영화들과 맥락을 공유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테이큰’이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테이큰’처럼 납치된 가족을 구하는 서사를 갖고 있지만, 더 어두운 분위기와 도덕적 갈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와 같이 레이 캐릭터는 순수한 악을 체현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조합은 ‘신세계’에서 보여준 케미스트리를 이어가며,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은 한국 영화의 중요한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총평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두 주연 배우의 강렬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 인간의 구원과 악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한국 상업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에서 다소 부족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인남의 부성애나 레이의 복수 동기가 더 깊이 있게 탐구되었다면 더 풍부한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일부 대사와 설정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별점: ⭐⭐⭐½ (5점 만점 중 3.5점)

추천 관객

  •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 황정민과 이정재의 연기를 감상하고 싶은 관객
  •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관객
  • 한국 누아르 영화에 관심 있는 관객

마무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단순히 화려한 액션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자 한 작품입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와 처절한 구원의 서사는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는 악에 물든 세계에서도 희생을 통한 구원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영화는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국제적인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한국 영화의 저력을 증명했습니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연기 대결은 그 자체로 영화사에 남을 만한 가치가 있으며, 박정민의 트랜스젠더 캐릭터 연기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 확장에 기여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게 만든 이 영화의 매력은, 결국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희생을 통한 구원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있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화려한 액션과 깊이 있는 메시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꼭 한번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1. Q1: 영화 제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1: 제목은 주기도문의 한 부분으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이는 인간이 죄와 악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뜻하며, 영화 속 인남이 자신의 죄악된 삶에서 벗어나 딸을 구원하고자 하는 여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2. Q2: 이 영화는 실제로 어디에서 촬영되었나요?

    A2: 영화는 일본 오사카, 태국 방콕과 파타야 등 다양한 로케이션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약 80%가 태국에서 촬영되었으며, 차오포의 비밀 공장 장면은 방콕 인근 폐공장을 리모델링해 제작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로케이션은 영화의 스케일과 분위기를 한층 더 높였습니다.

  3. Q3: 황정민과 이정재가 함께 출연한 다른 작품이 있나요?

    A3: 두 배우는 2013년 개봉한 ‘신세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습니다. ‘신세계’에서 황정민은 골드문의 2인자 ‘정청’ 역을, 이정재는 언더커버 경찰 ‘이자성’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대결을 펼쳤습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두 배우의 7년 만의 재회작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4. Q4: 영화 속 유이 캐릭터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4: 박정민이 연기한 트랜스젠더 캐릭터 유이는 영화 속에서 가장 순수한 존재로 그려지며, 인남과 레이의 어두운 세계 속에서 빛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유민과 함께 파나마로 떠나는 유이는 ‘불완전한 자들의 유토피아’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영화의 핵심 주제와 연결됩니다.

  5. Q5: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 영화가 흥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5: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에 개봉했음에도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황정민과 이정재라는 두 톱스타의 출연,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국제적인 로케이션, 그리고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선 깊이 있는 주제 의식 등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시 극장가에 개봉된 몇 안 되는 대작 영화였다는 점도 흥행에 기여했습니다.

  6. Q6: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일반판과 파이널컷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6: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컷’은 일반판에 약 6분 14초의 장면이 추가된 버전입니다. 주요 차이점으로는 유민과 영주의 관계, 인남과 유민의 관계 묘사가 더 보충되었고, 호텔에서 차오포 패거리와의 격투 장면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인남의 과거 이야기와 인남과 레이의 액션 시퀀스가 확장되었습니다. 일반판은 15세 관람가로 개봉했지만, 파이널컷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일반판은 2020년 8월에 개봉하여 435만 관객을 동원했고, 파이널컷은 같은 해 10월 28일에 개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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