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첫사랑은 어땠나요? 그 설렘과 아픔의 기억이 지금도 가슴 한켠에 남아있나요? 2012년 개봉해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멜로영화의 새 역사를 쓴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건축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결합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90년대와 현재를 오가며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여행을 선사합니다. 삐삐, CD플레이어, PC통신 등 90년대 소품들로 가득한 이 영화는 30~40대 관객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주었습니다.
“혹 첫사랑이 찾아온다면, 다시 만나는 게 해피엔딩일까?” 이 질문을 던지며 시작하는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의 아련함과 그 기억을 건축이라는 공간에 담아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첫사랑은 어디에 있나요?

기본 정보
- 제목: 건축학개론 (Architecture 101)
- 감독: 이용주
- 주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조정석, 유연석
- 장르: 로맨스, 드라마
- 개봉일: 2012년 3월 22일
- 러닝타임: 118분
- 상영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스트리밍: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주요 등장인물
이승민(엄태웅/이제훈): 건축학과 학생에서 건축가로 성장한 주인공입니다. 대학 시절에는 소심하고 자신의 감정 표현에 서툴렀지만, 15년 후에는 성공한 건축가가 되었습니다. 첫사랑 서연을 잊지 못하고 그녀가 의뢰한 집 설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습니다.
양서연(한가인/수지): 음대생이었던 서연은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승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15년 후, 제주도에 살고 있는 그녀는 승민에게 자신의 집을 설계해달라고 의뢰합니다. 과거의 오해와 아픔을 간직한 채 승민과 재회하게 됩니다.
납뜩이(조정석): 승민의 절친한 친구로, 재수생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승민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경험이 많습니다. 영화 속 코믹 요소를 담당하며, 승민에게 연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재욱 선배(유연석): 건축학과의 인기 선배로, 서연이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승민에게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자, 승민과 서연 사이의 오해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은채(고준희): 현재 시점에서 승민의 약혼녀입니다. 승민이 서연의 집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고 불안해합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건축학개론’은 1996년과 2012년, 두 시간대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건축학과 1학년 승민(이제훈)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음대생 서연(수지)을 처음 만나게 됩니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 우연한 공통점으로 두 사람은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승민은 서연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러 고백을 미루게 됩니다. 그러던 중 서연이 좋아하는 재욱 선배(유연석)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오해하게 됩니다. 첫눈이 오는 날 폐가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지만, 상처받은 승민은 나타나지 않고, 서연은 혼자 기다리다 떠납니다.
15년 후,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 앞에 서연(한가인)이 나타납니다. 그녀는 제주도에 있는 자신의 낡은 집을 재건축해달라고 의뢰합니다.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지만, 결국 승민은 서연의 집 설계를 맡게 됩니다.
집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서로에 대한 감정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승민에게는 약혼녀 은채가 있고, 서연 역시 자신만의 삶이 있습니다. 결국 승민은 서연의 집을 완성한 후 약혼녀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완성된 집에 홀로 남은 서연은 승민이 남긴 CD플레이어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과거 첫눈이 오던 날 폐가에 서연이 두고 간 것으로, 승민이 그날 폐가에 갔었음을 의미합니다. 서연은 CD플레이어를 통해 흘러나오는 ‘기억의 습작’을 들으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감상 포인트
시간과 공간의 교차
‘건축학개론’의 가장 큰 매력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 구성입니다. 영화는 승민의 시점에서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첫사랑의 기억이 현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승민의 얼굴에서 과거로 넘어가는 장면들은 그가 서연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음을 암시합니다.

이 영화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물의 감정과 기억을 담는 그릇으로 기능합니다. 정릉의 폐가, 승민 어머니의 집, 그리고 서연의 제주도 집은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니며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듭니다. 특히 폐가는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고 끝나는 상징적 공간으로, 빈 공간을 함께 채워가는 과정은 사랑이 쌓여가는 과정과 닮아있습니다.
90년대 감성의 완벽한 재현
‘건축학개론’은 90년대 후반의 대학 생활과 문화를 섬세하게 재현합니다. 삐삐, CD플레이어, 143번 버스, PC통신 등 당시의 소품들은 30~40대 관객들에게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러한 시대적 디테일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영화의 감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비롯한 90년대 음악들은 영화의 감성을 극대화하며, 관객들을 그 시절로 데려가는 타임머신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음악적 요소는 영화의 주제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건축과 사랑의 은유적 연결
영화는 건축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랑과 인간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집을 짓는 과정이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 빈 공간을 채워가는 것이 서로의 마음을 채워가는 것과 닮았다는 점 등 건축과 사랑의 유사성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서연이 승민에게 그려준 집 그림이 결국 실제 집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미완으로 남았던 첫사랑이 완성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처럼 ‘건축학개론’은 건축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사랑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이제훈과 수지는 풋풋한 대학생의 모습을, 엄태웅과 한가인은 성숙해진 두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특히 이제훈의 소심하고 순수한 대학생 연기와 엄태웅의 무게감 있는 연기가 한 인물의 성장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또한 조정석이 연기한 납뜩이 캐릭터는 영화에 유쾌함을 더하며, 진지한 멜로 속 활력소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배우들의 조화로운 앙상블이 영화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비교 및 맥락
‘건축학개론’은 한국 멜로영화의 계보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등 2000년대 초반의 멜로영화들이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했다면, ‘건축학개론’은 보다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접근으로 첫사랑을 그려냅니다.
또한 이 영화는 감독 이용주의 전작 ‘불신지옥'(2009)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종교적 광기를 다룬 치밀한 스릴러에서 섬세한 감성 멜로로의 전환은 감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했습니다.
‘건축학개론’은 개봉 당시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313만)을 제치고 역대 한국 멜로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멜로 장르를 기피하던 30~40대 남성 관객층까지 사로잡은 결과로, 한국 멜로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총평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건축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결합해 신선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 90년대 감성의 완벽한 재현,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첫사랑의 의미와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건축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며, 멜로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영화의 결말이 다소 현실적이고 열린 결말이라는 점에서 해피엔딩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말이 오히려 영화의 주제의식을 강화하고, 첫사랑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별점: ⭐⭐⭐⭐⭐ (5점 만점 중 5점)
추천 관객
-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모든 이들
- 90년대 대학 생활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싶은 30~40대
- 건축과 공간에 관심이 있는 관객
- 섬세하고 감성적인 멜로영화를 좋아하는 이들
마무리
‘건축학개론’은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아련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때로는 완벽한 결말보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고, 그 시절의 순수했던 감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그 기억은 우리 삶의 소중한 일부로 남아 우리를 성장시키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2025년 현재, ‘건축학개론’ 개봉 13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는 첫사랑의 의미, 그리고 그 기억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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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Q1: ‘건축학개론’에서 사용된 배경음악 중 가장 유명한 곡은 무엇인가요?
A1: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배경음악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입니다. 이 곡은 영화의 주요 장면에서 사용되어 극의 감동을 더하고, 90년대의 감성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Q2: 영화의 촬영 장소 중 제주도 집은 실제로 어디에 있나요?
A2: 서연의 집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86에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는 ‘카페 서연의 집’이라는 이름의 카페로 운영되고 있어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Q3: ‘건축학개론’의 속편이나 리메이크 계획이 있나요?
A3: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속편이나 리메이크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인기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는 지속적으로 속편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Q4: 영화에서 나오는 ‘건축학개론’ 수업은 실제 대학에서도 그렇게 진행되나요?
A4: 영화에서 보여지는 ‘건축학개론’ 수업은 영화적 각색이 들어간 것입니다. 실제 대학의 건축학개론 수업은 영화에서처럼 감성적이기보다는 건축의 기초 이론과 역사를 다루는 학문적인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Q5: 이 영화가 한국 멜로영화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5: ‘건축학개론’은 한국 멜로영화 최초로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30~40대 남성 관객층까지 사로잡아 멜로영화의 관객층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멜로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후 많은 멜로영화들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Q6: ‘건축학개론’은 얼마나 오랜 기간 준비된 작품인가요?
A6: 이용주 감독이 거의 10년을 매달린 프로젝트입니다. 수정고 파일만 몇 백 개가 존재할 정도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작품이며, 감독에게는 “결코 놓을 수 없는 첫사랑”과 같은 영화였습니다.
Q7: 영화 ‘건축학개론’에 담긴 감독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A7: 이용주 감독은 “오래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무차별적인 개발논리와 새것에 대한 집착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공간의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철학이 영화에 담겨있습니다.
Q8: 감독은 이 영화를 어떻게 정의했나요?
A8: 이용주 감독은 ‘건축학개론’을 “내 지난날의 반성문 같은 영화”라고 정의했습니다. 스무 살 때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혼자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정작 사랑하는 여자에게 “꺼져줄래!”라고 도망쳤던 자신의 유사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