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리뷰: 추기경들의 밀실 정치와 인간의 신념, 그 이면을 파헤치다

교황이 선종한 뒤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바티칸. 이제 세상에서 가장 신성하고도 은밀한 정치 무대, ‘콘클라베’가 시작됩니다. 선택받은 이들의 손끝에서 교황의 자리가 결정되는 그 순간, 당신은 과연 어떤 진실과 야망, 그리고 비밀을 목격하게 될까요?

2025년 3월,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영화 ‘콘클라베’는 단순히 종교적 권위의 상징을 넘어, 인간 내면의 욕망과 무거운 윤리적 갈등, 그리고 현대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권력의 본질을 날카롭게 해부합니다.

특히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 등 세계적 명배우들의 명연기와, 에드워드 버거 감독 특유의 묵직하고 세련된 연출이 맞물린 이 작품은, 숨 막히는 밀실 정치의 현장감과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울림으로 진한 인상을 남깁니다. 종교적 미스터리와 정치 스릴러라는 두 장르의 매력을 모두 맛보고 싶다면, 이 영화는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2025년 화제작입니다.

이 리뷰에서 ‘콘클라베’의 주요 등장인물과 치밀한 플롯, 그리고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감상 포인트까지 모두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금부터 당신도 ‘콘클라베’의 운명적인 한 자리에 초대받은 듯한 특별한 영화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콘클라베 포스터

기본 정보

  • 제목: 콘클라베 (Conclave)
  • 감독: 에드워드 버거 (Edward Berger)
  • 주연: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
  •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 개봉일: 2025년 3월 5일(한국)
  • 러닝타임: 130분
  • 상영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스트리밍: 쿠팡플레이

주요 등장인물

토머스 로렌스 추기경(랄프 파인즈): 영국 출신의 유력 추기경으로, 윤리적 신념과 따뜻한 인간미, 탁월한 지략을 두루 갖춘 인물입니다. 콘클라베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며, 외부적 갈등과 내부적 회의 속에서 비밀스러운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알도 벨리니 추기경(스탠리 투치):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지닌 남유럽권 추기경입니다. 강한 추진력과 솔직한 언행으로 콘클라베 내 갈등을 이끄는 핵심 인물입니다.

조지프 트랑블레 추기경(존 리스고): 북미를 대표하는 중진급 추기경.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조정자 역할을 맡습니다.

아녜스 수녀(이사벨라 로셀리니): 시스티나 성당 내에서 추기경들을 보좌하는, 바티칸 내 영향력 있는 수녀. 콘클라베의 운영뿐 아니라 중요한 비밀의 목격자가 됩니다.

조슈아 아데예미 추기경(루시언 음사마티):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신념 강한 추기경으로, 개혁의 필요성과 이상을 설파합니다. 신실함과 현실 사이의 고민이 깊은 인물입니다.

빈센트 베네테스 추기경(카를로스 디에스): 남미 파벌의 핵심 실세이자, 젊은 리더십과 뜨거운 신앙심을 지닌 인물입니다. 콘클라베 내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들어냅니다.

레이먼드 “레이” 오말리 몬시뇰(브라이언 F. 오번): 교황청 행정을 지원하는 중견 인사이자, 여러 추기경과 교류하며 비밀리에 정보를 전달합니다.

고프레도 테데스코 추기경(세르조 카스텔리토): 이탈리아 출신의 정치적 원로 추기경. 콘클라베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며, 각종 연합과 대립을 주도합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영화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선종으로 시작됩니다. 전 세계 118명의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 회의인 ‘콘클라베’에 참여합니다. 토머스 로렌스 추기경(랄프 파인즈)은 전임 교황의 측근으로서 콘클라베의 주요 행정을 담당하게 됩니다.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추기경들은 투표를 통해 새 교황을 선출하려 합니다. 초반에는 보수파의 벨리니 추기경(스탠리 투치)과 진보파의 트랑블레 추기경(존 리스고)이 주요 후보로 부상하며 팽팽한 대립을 보입니다. 각 추기경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계산에 따라 표를 행사하고, 로렌스는 중립적 입장에서 이 과정을 지켜봅니다.

그러나 투표가 계속되면서 어느 후보도 필요한 2/3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아녜스 수녀(이사벨라 로셀리니)는 로렌스에게 충격적인 비밀을 전합니다. 전임 교황이 생전에 숨기고 있던 중요한 문서와 함께, 바티칸 내부에 깊숙이 숨겨진 비밀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로렌스는 조사를 시작하고, 점차 전임 교황의 죽음과 관련된 의문점들, 그리고 현재 콘클라베에 참여 중인 일부 추기경들의 숨겨진 의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벨리니 추기경이 보수 세력과 연합하여 자신의 당선을 위해 비밀리에 정치적 거래를 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한편, 아프리카 출신의 아데예미 추기경(루시언 음사마티)은 제3세계 교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점차 지지를 얻기 시작합니다. 그는 교회가 현대 사회의 문제들, 특히 가난과 불평등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투표가 반복되면서 로렌스는 자신도 모르게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자신이 발견한 비밀이 공개될 경우 교회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이 정말 이 중책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갖습니다.

마지막 투표를 앞두고, 로렌스는 아녜스 수녀와 함께 발견한 충격적인 진실을 직면하게 됩니다. 이는 바티칸의 오랜 전통과 신앙적 교리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그는 이 진실을 공개할 것인지, 아니면 교회의 안정을 위해 숨길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최종 투표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로렌스의 선택과 그가 발견한 비밀이 콘클라베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영화는 새롭게 선출된 교황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과 함께, 권력, 신앙, 그리고 진실 사이에서 인간이 내리는 선택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하며 마무리됩니다.

감상 포인트

현실적이면서도 극적으로 재현된 ‘콘클라베’의 공간

영화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내부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수백 년간 이어진 교황 선출 절차의 신성함을 사실적으로 재현합니다. 수십 명의 추기경들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공간에서 신앙과 정치, 야망이 뒤엉킨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그 자체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관객은 마치 직접 콘클라베 한가운데에 들어가 권력의 향배를 목격하는 듯한 생생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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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드라마와 미스터리 스릴러가 결합된 새로운 장르적 쾌감

‘콘클라베’는 전통적인 종교 영화의 엄숙함을 넘어, 정치 스릴러와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을 결합합니다. 각 인물들의 숨겨진 동기, 잦은 표변과 연합, 인간 관계의 급변 등 실제 정치 무대 못지않은 역동성이 작품 전체에 녹아 있습니다. 특히 표 대결과 협상, 예상치 못한 반전은 ‘정치 드라마’의 묘미와 ‘미스터리 추리극’의 쾌감을 동시에 충족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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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신념과 가치관의 충돌

모든 인물이 단순히 ‘권력욕’에만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신념과 배경, 세계관에 따라 움직입니다. 아프리카, 남미, 유럽 등 추기경들은 각자 자신이 대표하는 대륙, 그리고 현대적 신학과 전통적 가치의 충돌을 대변합니다. 이를 통해 현대 카톨릭 교회의 다양한 고민과 글로벌 사회의 복잡성을 생생히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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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수준의 연기와 인간미 깊은 캐릭터

랄프 파인즈를 비롯한 출연진들은 각기 다른 인종, 문화,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을 깊이 있게 연기합니다. 내부적 갈등, 인간적 고뇌, 작은 표정 변화까지 섬세하게 포착되어, 관객들이 각 인물의 내면에 이입할 수 있는 진한 감정선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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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성함과 인간적 나약함의 이중적 메시지

영화는 카톨릭의 숭고한 의식, 교황의 무한한 권위 뒤에 숨은 인간적 나약함과 사회적 모순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신성한 순간에도 흔들리는 인간 군상을 통해, 종교란 무엇이고 지도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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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및 맥락

‘콘클라베’는 현대적으로 각색된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으며, 실제 교황 선출 과정을 극도로 현실감 있고 사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종교적 의식과 정치적 음모가 얽힌 ‘밀실 정치’의 본질을 탁월하게 포착합니다.

비슷한 소재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 2019)’이 있습니다. ‘두 교황’이 실존 인물(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내적인 갈등과 교황직의 도덕적 딜레마에 집중했다면, ‘콘클라베’는 고대와 현대가 맞물린 미스터리 정치 스릴러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또,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전작 ‘서부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처럼 극단의 긴장감과 인간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종교, 정치, 미스터리 드라마가 만나는 경향성은 ‘다빈치 코드’, ‘굿 셰퍼드’, ‘스포트라이트’ 등 종교·정치적 소재의 문제작들과도 일맥상통하나, ‘콘클라베’는 그중에서도 비밀 투표라는 밀폐된 공간에 정치 드라마 핵심을 압축시켰다는 점에서 독보적입니다.

총평

‘콘클라베’는 화려한 볼거리나 현란한 액션 대신, 인간의 깊은 심연과 권력의 민낯, 그리고 현대 사회가 맞닥뜨린 신념의 문제를 냉철하게 파헤친 작품입니다. 최고 수준의 배우진, 치밀한 연출, 그리고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플롯이 어우러져, 깊이 있는 영화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다만, 종교적 배경과 정치적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약간의 진입 장벽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종교라는 장르적 울타리를 넘어,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 권력의 본질을 탐구하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하게 추천할 만합니다.

별점: ⭐⭐⭐⭐½ (5점 만점 중 4.5점)

추천 관객

  • 미스터리·스릴러·정치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
  • 인간의 심리와 사회 구조, 권력의 작동 방식에 관심 많은 관객
  • 종교·정치·현대 사회의 현실을 다루는 깊은 영화를 찾는 분

마무리

‘콘클라베’는 시스티나 성당의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는 순간까지, 인간 내면의 복잡한 풍경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종교적 의식이라는 외피를 통해 권력, 책임, 신념, 진실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개인의 양심과 조직의 이익, 진실의 추구와 안정의 유지, 전통의 존중과 변화의 필요성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콘클라베’는 이러한 현대인의 딜레마를 종교라는 강력한 상징을 통해 예리하게 포착해냅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복잡한 도덕적 질문들에 대해 쉬운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도록 유도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과 질문을 남깁니다. 바티칸의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 드라마가, 역설적으로 우리 모두의 삶과 선택에 대한 열린 대화의 장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콘클라베’는 2025년의 가장 사색적이고 도발적인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입니다.


  1. Q1: ‘콘클라베’의 실질적 배경과 실제 교황 선출 절차는 얼마나 유사한가요?

    A1: 영화는 실제 콘클라베의 많은 요소들(시스티나 성당에 모이는 추기경들, 외부와의 차단, 투표 방식, 연기 신호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했습니다. 다만 드라마틱한 효과를 위해 일부 과정은 각색되었으며, 영화의 정치적 음모와 갈등은 창작된 요소입니다.

  2. Q2: 이 영화는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인가요?

    A2: ‘콘클라베’는 가톨릭 교회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 모든 대형 기관과 권력 구조가 직면하는 보편적인 도덕적 딜레마를 탐구합니다. 영화는 종교 기관의 인간적 측면을 보여주면서도, 신앙 자체의 가치나 종교적 의미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3. Q3: 종교에 관심이 없는 관객도 재미있게 볼 수 있나요?

    A3: 네, 물론입니다. ‘콘클라베’는 표면적으로는 교황 선출이라는 종교적 의식을 다루지만, 그 본질은 권력, 정치, 인간 심리, 도덕적 선택에 관한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정치 드라마나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종교적 배경지식 없이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4. Q4: 영화의 스릴러적 긴장감은 어떻게 연출되나요?

    A4: 밀실이라는 설정, 끝없이 반복되는 투표와 협상, 그리고 감춰진 비밀과 충격적 반전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이끌어냅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카메라 연출, 음악 등도 극적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5. Q5: 교황 선출 엔딩의 반전이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A5: ‘콘클라베’의 결말은 교황 후보들이 숨기고 있던 치명적인 비밀이 드러나며, 예상 밖의 인물이 교황으로 선출되는 충격적인 반전이 돋보입니다. 이 반전은 권력 앞에서 인간의 약점과 진실, 그리고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영화는 결과적으로 진정한 지도자란 완벽함이 아니라, 솔직하게 진실을 직면하고 변화에 책임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임을 강렬하게 메시지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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