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당신은 무엇을 보게 될까요? ‘놉’은 단순한 외계인 영화가 아닙니다. 조던 필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욕망, 구경거리에 대한 집착, 그리고 미디어의 폭력성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할리우드 인근 말 목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외계 생명체의 실체보다 그 존재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전작 ‘겟 아웃’과 ‘어스’로 사회적 은유와 장르 혁신을 선보인 감독은 이번에도 예상을 뒤엎는 서사와 압도적인 영상미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기본 정보
- 제목: 놉 (Nope)
- 감독: 조던 필 (Jordan Peele)
- 주연: 대니얼 칼루야, 키키 파머, 스티븐 연, 브랜던 페레아, 마이클 윈컷
- 장르: SF,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 개봉일: 2022년 8월 17일 (한국 기준)
- 러닝타임: 131분
- 상영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요 등장인물
오티스 “OJ” 헤이우드 주니어 (대니얼 칼루야)
말 목장을 운영하는 조용하고 침착한 인물입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가족을 책임지며, 동물과의 교감 능력이 탁월합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판단하며, 외계 생명체와의 대치에서 핵심 역할을 합니다.
에메랄드 “엠” 헤이우드 (키키 파머)
OJ의 동생으로, 밝고 야망 넘치는 성격입니다. 가족의 유산을 지키려는 의지와 함께,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자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현실적이면서도 대담한 결정력으로 극을 이끕니다.
리키 “주프” 박 (스티븐 연)
어린 시절 TV쇼 ‘고디의 집’에서 침팬지 사고를 겪은 트라우마의 소유자입니다. 현재는 테마파크를 운영하며, 외계 생명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다 비극을 맞이합니다. 과거의 상처와 성공에 대한 집착이 그의 행동을 이끕니다.
엔젤 토러스 (브랜던 페레아)
전자제품 매장 직원으로, 남매의 촬영 장비 설치를 돕습니다. 기술적 지식과 호기심으로 위기 상황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유쾌하면서도 민첩한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앤틀러스 홀스트 (마이클 윈콧)
완벽한 장면을 추구하는 촬영 감독입니다. 외계 생명체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목숨을 건 도전을 합니다. 예술적 집착과 위험 감수의 상징적 인물입니다.
오티스 헤이우드 시니어 (키스 데이비드)
OJ와 에메랄드의 아버지로, 영화 초반 하늘에서 떨어진 이물질에 맞아 사망하며, 그의 죽음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됩니다.
예고편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놉’은 캘리포니아 외곽에서 말을 키우며 영화 및 광고 촬영장에 동물을 공급하는 헤이우드 목장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어느 날, OJ와 에메랄드 남매의 아버지 오티스 헤이우드 시니어가 하늘에서 떨어진 동전에 머리를 맞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목장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남매는 말을 팔아가며 근근이 버티지만, 어느 밤 OJ는 목장 위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원반형 비행체(UFO)를 목격하게 됩니다.
남매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영상으로 기록해 ‘오프라 샷’이라 불리는 세기의 특종을 노리기로 합니다. CCTV와 각종 장비를 설치하고, 전자제품 매장 직원 엔젤의 도움을 받아 촬영을 준비합니다. 한편, 인근 테마파크 ‘주피터 파크’의 운영자 주프는 UFO 현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공연을 기획합니다.
주프는 과거 아역 배우 시절, TV쇼 ‘고디의 집’에서 침팬지 고디가 촬영 중 돌발적으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참극을 겪었습니다.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채 또 다른 ‘구경거리’를 만들려 하지만, 그의 공연 도중 UFO는 관객과 주프를 모두 빨아들여버립니다. 이 비행체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임이 드러납니다.
남매와 엔젤, 그리고 촬영감독 홀스트는 이 생명체를 촬영하기 위해 목숨을 건 계획을 세웁니다. 생명체는 눈을 마주치면 공격하며, 말이나 인간을 잡아먹습니다. OJ는 말 ‘럭키’와 함께 미끼가 되어 생명체를 유인하고, 에메랄드는 테마파크의 손전등 카메라로 결정적 순간을 포착합니다.
치열한 사투 끝에 남매는 결국 외계 생명체의 실체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사진을 남기고, 하늘을 올려다본 인간의 욕망과 구경거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감상 포인트
“구경거리”의 본질과 인간의 욕망 – 영화의 뼈대가 되는 질문
‘놉’은 인간이 ‘구경거리’를 어떻게 소비하고, 그 대가로 무엇을 잃는지 집요하게 묻습니다. 주프가 외계 생명체를 테마파크 쇼로 이용하려다 참사를 맞는 장면은, 현대 미디어 사회에서 비극조차 ‘쇼’로 소비되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관객은 주프의 쇼가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 단순한 호기심이 어떻게 파괴로 이어지는지 목격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관객 자신도 ‘구경거리’의 일부임을 자각하게 만들며,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 불편함을 남깁니다.

“시선”과 “기록”의 폭력성 –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의 권력
영화의 모든 인물은 외계 생명체를 ‘본다’는 행위에 집착합니다. OJ와 엠은 ‘오프라 샷’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홀스트는 완벽한 장면을 위해 끝내 스스로를 희생합니다. 특히 생명체가 눈을 마주치는 대상을 공격하는 설정은, ‘시선’이 곧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카메라, CCTV, 손전등 카메라 등 다양한 기록 매체의 등장은 “누가 누구를 기록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후반, 엠이 구형 손전등 카메라로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장면은, 기록의 욕망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고 가는지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트라우마의 반복과 치유 – 캐릭터의 감정선에 집중
주프의 과거(침팬지 고디의 참극)는 영화 전체의 트라우마 구조를 상징합니다. 그는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또 다른 ‘쇼’를 만들려다 결국 비극의 희생양이 됩니다.

OJ와 엠 역시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있지만, 이들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로를 신뢰하고, 끝내 생존을 선택합니다. 이 대비는 “트라우마를 반복할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영화의 감정적 깊이를 더합니다.
할리우드와 인종의 은유 – 지워진 흑인 역사의 복권
영화 초반, 에드워드 마이브리지의 활동사진에 등장한 흑인 기수의 이야기는, 할리우드에서 흑인의 역사가 어떻게 지워졌는지를 상징합니다. 헤이우드 남매는 “우리는 그 기수의 후손”이라고 선언하며, 영화 내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애씁니다. 이는 단순히 가족의 명예를 넘어, 할리우드 시스템과 백인 중심의 기록에서 소외된 흑인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대목입니다.

장르적 실험과 연출의 세밀함 – 긴장과 쾌감의 완벽한 조율
‘놉’은 SF, 공포, 스릴러, 서부극의 장르적 요소를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특히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된 광활한 하늘과 구름, 그리고 생명체의 등장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괴생명체의 실체를 끝까지 감추는 연출, 사운드와 조명, 프레임 구성 등은 스필버그의 ‘죠스’와 같은 고전적 공포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생명체가 구름 속에 숨는 장면, 사운드만으로 공포를 유발하는 장면 등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보이지 않는 것의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비교 및 맥락
‘놉’은 조던 필 감독의 전작 ‘겟 아웃’, ‘어스’와는 결이 다릅니다. 전작들이 인종 문제와 사회적 은유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구경거리와 기록, 그리고 인간의 시선에 더 방점을 둡니다. 장르적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M. 나이트 샤말란의 ‘사인’, 그리고 고전 서부극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특히 ‘죠스’처럼 미지의 존재를 끝까지 감추다가, 마지막에야 그 실체를 드러내는 방식은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입니다.
영화 산업적으로는, 흑인 말 조련사 가족의 서사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복권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고디’ 에피소드는 쇼비즈니스의 잔혹함과, 구경거리가 된 비극의 본질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총평
‘놉’은 단순한 외계인 영화가 아닙니다. 인간의 시선, 기록, 구경거리의 욕망, 그리고 미디어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조던 필 감독 특유의 은유와 풍자, 그리고 장르적 실험이 어우러져, 기존 할리우드 SF/공포 영화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합니다.
다만, 전작에 비해 메시지가 더 복잡하고 해석의 여지가 많아,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릴 수 있습니다. 스펙터클과 서스펜스,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모두 원하는 관객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별점: ⭐⭐⭐⭐ (5점 만점 중 4점)
추천 관객
- 사회적 메시지와 공포를 결합한 작품을 좋아하는 분
- 조던 필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을 즐기는 분
- 시각적 스펙터클과 심리적 긴장감을 동시에 원하는 분
- 상징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많은 영화를 좋아하는 분
마무리
‘놉’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고 말합니다. 영화를 본 뒤 당신은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그 속에 숨은 위험과 욕망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 조던 필 감독은 또 한 번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며, 영화의 가능성을 확장했습니다.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압도적인 영상미, 그리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한 번의 관람으로 모든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기에, 여러 번 곱씹으며 감상할수록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셨나요?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무엇을 느끼셨나요? 여러분만의 해석과 감상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imdb 입니다.
Q1: ‘놉’의 외계 생명체는 왜 사람을 공격하나요?
A1: 영화 속 외계 생명체는 단순한 UFO가 아니라, 포식자로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존재를 위협으로 인식합니다. 인간과 동물 모두를 먹잇감으로 삼으며, 인간의 시선(구경거리)이 곧 위험을 불러온다는 은유적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Q2: 영화에서 ‘고디’ 에피소드는 어떤 의미인가요?
A2: ‘고디’는 과거 TV쇼 촬영장에서 벌어진 침팬지의 참극을 통해, 구경거리가 된 비극과 인간의 잔혹한 호기심, 그리고 미디어의 폭력성을 상징합니다. 이는 영화 전체의 주제인 ‘구경거리의 욕망’과 연결됩니다.
Q3: ‘놉’의 결말에서 남매는 결국 무엇을 얻었나요?
A3: 남매는 외계 생명체의 실체를 촬영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거나 위험에 처합니다. 결국 ‘특종’을 얻었지만, 구경거리의 욕망이 가져온 대가와 상실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Q4: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눈’과 ‘카메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4: ‘눈’과 ‘카메라’는 모두 기록과 시선, 그리고 구경거리의 욕망을 상징합니다. 인간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하며, 그로 인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에 대한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Q5: ‘놉’은 조던 필 감독의 전작과 어떻게 다르나요?
A5: ‘겟 아웃’, ‘어스’가 인종 문제와 사회적 은유에 더 집중했다면, ‘놉’은 구경거리, 미디어, 기록, 인간의 시선에 더 방점을 둡니다. 장르적으로도 SF, 공포, 서부극의 요소가 혼합되어 있어, 전작보다 더 실험적이고 복합적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