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궁’ 리뷰: 이무기와 무녀의 운명적 만남, 2025년 판타지 사극의 새 역사를 쓰다

천년 묵은 이무기,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그리고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까지. 한국 전통 설화의 요소들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SBS 금토드라마 ‘귀궁’이 2025년 4월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첫 방송부터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25년 SBS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최고 기록을 경신한 이 작품은 넷플릭스 기준 아시아 5개국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귀궁’은 제목 그대로 ‘귀신이 들끓는 궁궐’을 배경으로, 천년 수행 끝에 용이 되지 못하고 이무기로 남게 된 강철이가 첫사랑 윤갑의 몸에 빙의되면서 시작되는 독특한 삼각관계와 궁중 미스터리를 그려냅니다. 특히 한 몸에 두 영혼이 공존하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라는 신선한 장르적 시도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로, 100%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귀궁’은 로맨스, 코미디, 판타지, 퇴마 요소를 고루 갖춘 복합장르의 매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이 드라마는 ‘도깨비’, ‘호텔 델루나’와 같은 성공적인 판타지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귀궁’의 매력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 제목: 귀궁 (The Haunted Palace)
• 연출: 윤성식 (‘철인왕후’, ‘각시탈’, ‘대조영’)
• 극본: 윤수정 (‘왕의 얼굴’, ‘발칙하게 고고’)
• 주연: 육성재, 김지연, 김지훈
• 장르: 판타지, 사극, 로맨스
• 방영 기간: 2025년 4월 18일 ~ 2025년 6월 7일
• 방영 시간: 매주 금·토 오후 9시 50분
• 총 회차: 16부작
• 시청 등급: 15세 이상 시청가
• 방송사: SBS
• 제작사: 스튜디오S, 아이윌미디어
• 스트리밍: 넷플릭스(전 세계 50개국 동시 공개)

주요 등장인물

윤갑/강철이(육성재): 육성재는 1인 2역을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갑니다. 윤갑은 청렴하고 아름다운 선비로 여리의 첫사랑이지만, 정치적 반대파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강철이는 천년 수행 끝에 용이 되지 못하고 이무기로 남게 된 존재로, 승천 직전 인간에게 모습을 들킨 후 천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인간을 깊이 증오하게 됩니다. 그는 날씨를 조종하는 힘으로 인간의 농사를 망치며 ‘악신’으로 불리게 됩니다. 윤갑의 죽음 후 그의 몸에 빙의하게 되면서 인간의 감정과 한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여리(김지연): 뛰어난 영매 능력을 가진 무녀로, 무녀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범한 애체(안경) 기술자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 첫사랑 윤갑과 함께 한양으로 가려 했으나, 윤갑이 죽고 그의 몸에 강철이가 빙의하면서 복잡한 감정에 휘말리게 됩니다. 강단 있는 성격으로 팔척귀와 맞서 싸우며 점차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정(김지훈): 강성한 나라를 꿈꾸는 개혁 군주로, 왕권 강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조정 대신들의 반발과 하나뿐인 아들 원자 ‘광’에게 닥친 정체불명의 병으로 위기에 처합니다. 본래 미신을 엄격히 금했지만, 궁궐에 드리운 불길한 기운과 총애하던 신하 윤갑의 기이한 변화 앞에서 결국 무녀 여리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원자 광(박재준): 왕의 아들로, 정체불명의 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의 병은 팔척귀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드라마의 중요한 미스터리 요소 중 하나입니다.

풍산(김상호): 맹청의 도상수로, 악귀 팔척귀를 섬기며 호의호식하는 인물입니다. 팔척귀의 신당을 비밀리에 운영하며 궁중에서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팔척귀: 왕가에 깊은 원한을 품은 강력한 악귀로, 드라마의 주요 적대자입니다. 그 정체와 원한의 이유는 드라마의 핵심 미스터리입니다.

옥임(송수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후 수살귀가 된 인물로, 여리의 도움으로 한을 풀고 서서히 생전의 얼굴로 돌아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야광귀(박다온): 스스로 무서운 귀신이라고 말하지만 귀여운 외모와 엉뚱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꼬마 귀신입니다.

줄거리 (스포일러 주의)

‘귀궁’의 이야기는 천년 수행 후 용이 되지 못하고 이무기로 남게 된 강철이에게서 시작됩니다. 승천 직전 인간에게 모습을 들킨 강철이는 천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인간을 깊이 증오하게 되고, 날씨를 조종하는 힘으로 인간의 농사를 망치며 ‘악신’으로 불리게 됩니다.

강철이는 신묘한 기운을 지닌 소녀 여리를 발견하고, 뛰어난 영매 능력을 가진 무당이 자신을 ‘몸주신’으로 모시면 용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하며 그녀를 노립니다. 여리의 할머니는 강철이로부터 손녀를 지키기 위해 ‘경귀석’을 건네지만, 강철이는 여리의 소중한 것을 빼앗으며 압박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여리는 무녀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범한 애체(안경) 기술자로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성인이 된 여리는 첫사랑인 윤갑과 재회하고, 윤갑은 임금의 애체를 만들어 달라는 핑계로 여리에게 궁궐행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한양으로 가는 길에 윤갑이 정치적 반대파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게 되고, 이를 목격한 강철이는 용이 될 기회를 놓칠까 다급해져 윤갑의 몸에 빙의하여 습격한 무리를 물리칩니다. 이후 윤갑의 몸에 갇히게 된 강철이는 탈출 방법을 찾는 동안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어 여리와 함께 한양 생활을 시작합니다.

궁궐에서는 맹청의 도상수 풍산이 대비전에서 술사로 활동을 하고, 임금의 아들 원자는 알수 없는 광증에 시달립니다. 사실 풍산은 오랫동안 팔척귀(천지장군)를 모시는 술사였으며, 대비의 신임을 받아 궁궐에서 권력을 누려왔습니다. 궁으로 들어간 여리는 팔척귀의 표적이 되지만, 윤갑이 된 강철이의 도움으로 함께 맞서 싸우게 됩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강철이는 백성을 위하는 임금 이정과 희생적인 무녀 여리를 보며 인간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고, 점차 인간들을 구원하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팔척귀는 100년 전 연종대왕 시절의 군관 천금휘와 용담골 사람들의 원한이 뒤섞인 원귀로, 자신을 살리기 위해 백성들을 희생시킨 왕가에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습니다. 최종회에서는 팔척귀가 임금 이정에게 빙의하여 최후의 발악을 시도하고, 여리는 화덕차사(불에 타 죽은 영혼을 인도하는 저승사자)에 접신하여 팔척귀와 맞섭니다.

팽팽한 접전 끝에 여리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강철이는 결국 자신의 생명의 원천이자 승천을 위해 꼭 필요했던 야광주를 모두 소진하여 팔척귀를 천도시킵니다. 강철이의 희생으로 팔척귀는 소멸되지만 강철이 역시 쓰러져 여리를 절망에 빠뜨립니다. 하지만 3일 후 기적적으로 강철이가 되살아나면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며, 여리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게 됩니다.

감상 포인트

한국 전통 설화의 현대적 재해석

‘귀궁’의 가장 큰 매력은 이무기, 무녀, 팔척귀 등 한국 전통 설화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입니다. 특히 이무기 강철이의 캐릭터는 전통적인 한국 설화에서 용이 되지 못한 뱀의 형상으로 묘사되던 존재를 인간의 감정과 갈등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로 발전시켰습니다. 강철이가 인간의 몸에 갇히면서 경험하는 인간적 감정의 변화는 드라마의 중요한 서사적 축을 형성합니다.

또한 다양한 한국 전통 귀신들이 등장하는데, 수살귀, 야광귀, 외다리귀 등이 단순한 공포의 대상이 아닌 각자의 사연과 감정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특히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후 악귀로 변할 위기였던 수살귀 옥임이 여리의 도움으로 한을 풀고 생전의 얼굴로 돌아가는 과정은 한국 전통 귀신 이야기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1인 2역의 매력적인 연기 변신

육성재의 1인 2역 연기는 ‘귀궁’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입니다. 청렴하고 온화한 선비 윤갑과 인간을 증오하지만 점차 변화하는 이무기 강철이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한 몸에 담아내는 육성재의 연기가 드라마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윤갑의 몸에 빙의한 강철이가 인간의 감정을 경험하며 변화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미묘한 감정 연기가 돋보입니다.

또한 김지연이 연기하는 무녀 여리 캐릭터도 강단 있고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무녀의 운명을 거부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성장해가는 여리의 모습은 현대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판타지와 사극의 절묘한 조화

‘귀궁’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판타지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여 새로운 형태의 사극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사극의 정치적 갈등과 궁중 암투에 초자연적 요소를 더함으로써, 기존 사극과는 차별화된 신선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특히 팔척귀를 중심으로 한 궁중 미스터리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귀신들과의 대결 장면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과 시각효과는 판타지 사극으로서의 볼거리를 더합니다. 비록 일부 귀신 CG 표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2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의 화려한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로맨스와 코미디의 균형 잡힌 조화

‘귀궁’은 판타지와 사극이라는 무거운 장르에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를 적절히 배합하여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특히 윤갑의 몸에 빙의한 강철이와 여리 사이의 ‘혐관 로맨스’는 미움과 연민, 그리고 예상치 못한 설렘이 공존하는 독특한 로맨스 라인을 형성합니다. 첫사랑의 얼굴을 한 원수와의 복잡한 감정선은 시청자들의 로맨틱한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또한 인간의 몸에 갇힌 이무기가 인간의 감각과 한계를 경험하며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은 극의 무거움을 적절히 해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의 균형 잡힌 조화는 ‘귀궁’이 단순한 판타지 사극을 넘어 다양한 시청자층을 사로잡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비교 및 맥락

‘귀궁’은 ‘도깨비’, ‘호텔 델루나’, ‘환혼‘ 등 최근 인기를 끌었던 판타지 사극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초자연적 존재와 인간 여성의 로맨스라는 설정은 ‘도깨비’와 유사한 점이 있으며, 귀신들이 등장하는 설정은 ‘호텔 델루나’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귀궁’은 이무기라는 한국 전통 설화의 요소를 중심으로 한 독창적인 세계관과 육신 쟁탈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윤성식 감독의 이전 작품인 ‘철인왕후‘, ‘각시탈’과 같이 사극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연출 스타일이 ‘귀궁’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철인왕후’에서 보여준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적 요소와 코미디 요소의 조화가 ‘귀궁’에서도 효과적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 속에서 ‘귀궁’은 한국 전통 문화와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국제적 관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50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만큼, K-드라마의 새로운 글로벌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총평

‘귀궁’은 한국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여 폭넓은 시청자층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육성재의 1인 2역 연기와 김지연의 강단 있는 여주인공 캐릭터는 드라마의 중심축을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귀신 CG 표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과 초반 러닝타임 부족, 굿 장면의 반복 등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빠른 전개와 흥미로운 설정, 배우들의 캐릭터 몰입도와 케미스트리는 시청자들을 매회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귀궁’은 사극과 호러, 로맨스를 결합한 독특한 구성으로 새로운 K-콘텐츠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팔척귀의 정체와 왕실에 품은 원한의 이유, 그리고 강철이와 여리의 로맨스가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시청자들을 계속해서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무리

‘귀궁’은 2025년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설화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텔링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육성재와 김지연의 열연, 그리고 다양한 귀신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묘사는 ‘귀궁’만의 독특한 매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에피소드에서 팔척귀의 정체와 왕실의 비밀이 어떻게 밝혀질지, 그리고 강철이와 여리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귀궁’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한국 전통 문화와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K-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은 방영 기간 동안 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K-콘텐츠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은 이 드라마를 보셨나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드라마 제작사에 있으며, 출처는 SBS play 입니다.